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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PBR 1배' 넘어섰다…금융지주 출범 25년 만에 처음

입력 2026-02-11 17:46   수정 2026-02-11 19:59

KB금융지주가 시가총액 61조원을 돌파하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어섰다. 국내에 금융지주 체제가 도입된 지 25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지주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79% 오른 16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0.2% 상승하며 시가총액 61조3339억원을 기록했고, PBR은 1.06배로 높아졌다.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는 오랫동안 ‘저평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이익은 많지만 이자 이익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와 규제 리스크 등이 겹친 영향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금융산업에서 지주회사 체제가 공식 출범한 2001년 이후 금융지주 PBR은 0.3~0.5배 수준에 그쳤다. 주가가 기업 장부 가치만큼의 평가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연이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가 결실을 봤다는 평가다.
출범 25년된 금융지주, 밸류업 효과로 '만년 저평가' 탈출
배당확대·자사주 매입 등 기대…순이익도 2년 연속 사상 최대
KB금융지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돌파한 것은 단순한 주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내에서 2001년 금융지주체제가 본격화한 이후 25년 동안 굳어져 온 ‘저평가의 역사’에 변화의 조심이 나타났다는 점에서다.

국내 금융지주체제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탄생했다. 은행·증권·보험 등을 한 지붕 아래 두는 종합금융그룹 모델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고, 정부 규제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이 사상 처음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선 2024년만 해도 PBR이 0.55배에 머문 이유다. 회계상 순자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전략이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현금배당 1조6200억원과 함께 자사주 1조20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KB금융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 정부의 밸류업에 발맞춘 주주환원으로 시장에서 적정 몸값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KB금융뿐만이 아니다. JB금융 역시 PBR 1.09배를 기록했다. 신한금융(0.9배) 하나금융(0.83배) 우리금융(0.82배)도 PBR 1배를 눈앞에 뒀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7조9588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이자이익 방어에 성공한 데다 비이자이익이 많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증권 계열사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실적을 견인했다. 은행에서도 펀드·신탁 등 수수료 이익이 증가했다. 과거 ‘이자 장사’에 치우쳤던 수익 구조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지주들이 연간 실적과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뒤 잊고 있던 은행주의 매력이 부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실적이 정점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금리 환경에서 확대된 이자이익이 금리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경우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급증한 비이자이익 역시 기저효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경기 악화에 따라 대손비용이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포용금융 확대 등 정부의 정책 개입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김진성/조미현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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