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만 70여 곳을 포함해 전국 200여 개 정비사업장이 시공사를 정한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발주 규모를 지난해(64조원)보다 25%가량 늘어난 80조원으로 추산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공고했다. ‘최고 부촌’이라는 상징성에 공사비가 2조원을 웃돌아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광장·삼익·목화아파트 등도 시공사를 찾는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에서는 목동4·6·8·9·12·14단지 등이 속속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정비사업에서 시공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 공사를 넘어 금융과 인허가 지원, 사업 자문 등 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보통 5년가량 걸리는 조합 설립 후 아파트 분양까지의 기간도 더 단축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제한 같은 규제 철폐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용적률 인센티브 등 규제 완화 폭에 따라 사업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준공 30년 이상 노후단지 늘어…건설사 '입찰 눈치 싸움' 치열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역대 최대인 80조원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만 70여 개 재건축·재개발 구역(공사비 50조원)에서 시공사를 정한다. 건설사 결정 이후 정비사업이 사실상 본궤도에 올라 인허가와 분양 등 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천구 목동6단지는 12일께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개 단지 중 처음이다.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고 후 입찰 마감까지 2개월, 최종 선정까지 또 2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6월에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성동구 성수1·4지구도 있다. 1지구는 GS건설과 현대건설, 4지구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와의 협업을 내세우는 등 건설사 간 홍보전이 뜨겁다.
대형 사업지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압구정3·5구역이 이달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3구역은 기존 3896가구를 5175가구로 재건축하는 강남 최대 정비사업지다. 양천구 목동13단지(재건축 후 3852가구),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2493가구), 용산구 신동아(1903가구), 서초구 반포미도1차(1739가구), 강남구 개포우성4차(1080가구), 대치쌍용 1차(999가구) 등도 올해 시공사를 구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안전진단 기준 완화,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조합 설립 동의 요건 완화 같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나선 영향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본부장은 “집값 상승과 용적률 인센티브로 재건축 가능한 단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를 정하는 곳이 증가하면서 전국 곳곳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많게는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시공사의 자금력과 신용 보강이 더해져야 사업이 원활히 굴러갈 수 있어서다. 건설사의 노하우가 설계안 변경과 신속한 인·허가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주택 부족은 지난 10년간 재건축·재개발이 정체된 탓이 크다”며 “시공사를 정한 사업지가 빨리 착공까지 이를 수 있도록 통합심의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임근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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