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무대는 최근 현대무용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안무가 정록이와 정재우를 초청해 구성한 더블 빌이다.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정글', '크롤' 등에 출연하며 두각을 보인 정재우와 '솔로 프로젝트' 야마다 세츠코 안무작 '정록이, 여기에 있습니다'로 강한 인상을 남긴 정록이가 각각 신작을 발표한다.
공연은 정록이 안무의 '개꿈'과 정재우 안무의 '머스탱'으로 구성된다. 두 작품 모두 언어로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과 감정을 신체의 언어로 풀어낸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오랜 시간 무용수로 활동해 온 두 안무가의 신체적 역량을 토대로 한 독창적 안무 언어가 무대 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정록이의 '개꿈'은 말로 붙잡히지 않는 꿈의 감각에서 출발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흔히 개꿈이라 치부되며 해석을 중단해버리는 기억과 감정의 잔여를 몸의 매체로 복원하려는 시도"라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혼종적 경험을 신체 움직임으로 번역하며 언어의 질서 바깥으로 밀려난 감각을 무대 위에 소환한다.
정록이는 몸의 경험에서 출발해 타인과 맞닿는 공동의 감각을 탐구하는 안무가다. 개별 신체의 질감을 연결해 이미지적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 '부끄러워', 'ENDURE', '들어가지 마시오' 등이 있다.
정재우의 '머스탱'은 미국 서부의 야생마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인간의 가축이던 말이 자유를 위해 야생으로 돌아간 존재라고 설정했다. 이는 편리함과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하기도 한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선택을 대신하는 시대에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과 주체적 의지를 되묻는 무용이다.

정재우는 시대와 인간의 관계에 주목해온 안무가로, 일상의 경험을 관찰과 사유의 확장으로 연결해왔다. 대표작으로 '무인도', '실전무용', '헤어질 결심' 등이 있다. '머스탱'에는 음악 최혜원이 참여해 원초적 자유의 이미지를 확장한다.
공연에 앞서 3월에는 두 안무가의 움직임 워크숍이 열린다. 정재우 워크숍은 3월 10일 저녁, 정록이 워크숍은 3월 22일 오후 진행된다. 전공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국립현대무용단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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