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바꿀 유인도 없습니다."
11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재정·통화당국에 이 같은 정책 방향을 권고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이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올해 성장 흐름이 탄탄하다는 평가에서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1.8%)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 KDI 전망치는 한국은행(1.8%)보다 높고 국제통화기금(IMF·1.9%)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2%)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보다는 낮은 수치다.
정 실장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AI) 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경기도 선전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설비투자와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을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1.7%로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올 들어 본격화하는 데다 실질 소득이 불어난 것도 소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도 2.4%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내수 경기와 고용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건설투자 증가율은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보다 1.7%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수출 경기는 역대급 호황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출 증가율을 1.5%로 1.1%포인트 상향했다. 반도체 경기가 선전을 이어가면서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1488억달러로 잡았다. 종전보다 451억달러나 늘려 잡은 것으로,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1230억5000만달러) 수준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소비자물가는 2.1%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 실장은 최근 번지는 '벚꽃 추경'에 대해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아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은 필요하지 않다"며 "정부가 추경을 계획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로 경기를 누를 필요도 없고, 올릴 필요도 없다"며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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