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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속·증여 때 커지는 비용 부담…제도 보완해야

입력 2026-02-11 16:01   수정 2026-02-11 16:02

최근 상속·증여 재산 평가를 둘러싸고 국세청 감정평가가 위법이라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납세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상속·증여세 신고를 준비하는 납세자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떤 기준으로 신고해야 하는가’다. 재산 평가 방식에 따라 적용되는 상속·증여세율 구간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혼란은 서울행정법원이 국세청의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을 근거로 한 상속세 추가 부과를 위법하다고 보고, 그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한 것이다. 상속증여세법상 상속·증여 재산 평가는 시가 평가가 원칙이고,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준시가 등 보충적 방법을 적용한다.

2020년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납세자가 상속·증여 당시 시가가 확인되지 않아 기준시가로 신고한 경우에도 상속·증여세 결정 기한 내 국세청이 직권으로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를 산정한 뒤 상속·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를 통해 납세자가 기준시가가 아니라 스스로 시가로 감정해 신고하도록 유도해 왔다.

그런데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과세 관청이 감정 대상을 재량으로 선정해 납세자 예측 가능성을 침해한 것은 법적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1심 결정이라 이후 상급심과 유사 사건에 대한 결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그동안 감정을 받아 신고한 납세자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두 번째 혼란은 부동산 일부 지분만 이전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국세청에서는 부동산 일부 지분을 감정평가해 전체 지분으로 환산한 가액은 당해 재산의 원형대로 감정하지 않아 상속·증여세법상 시가에서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하고 있다. 부동산 중 일부 지분만 감정한 것은 인정되지 않고, 반드시 부동산 전체를 감정한 뒤 그 금액에 지분율을 곱해 신고해야 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부모가 소유한 부동산 중 10%를 자녀에게 증여하더라도 전체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납세자는 이전받는 지분보다 큰 전체 감정평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문제는 감정평가 수수료가 실제 납부해야 할 증여·상속세 못지않게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분만 이전하거나 단계적으로 자산을 이전하려는 계획 자체가 위축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상속·증여로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세금보다 신고를 위한 비용이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공통으로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신고 부담을 키운다는 문제가 있다. 동일한 자산이라도 평가 방식과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고, 일부 지분 이전임에도 전체에 대한 감정평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상속·증여재산 평가 방법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 상속·증여 목적의 감정평가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일부 지분에 대한 부분 감정평가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상속·증여세는 자산의 이동과 직결돼 있다. 평가 기준이 불안정하면 납세자는 불안해진다. 쉽게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명확한 기준, 예측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될 때 조세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천경욱 세무법인 송우 대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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