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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뭉쳐야 돈 된다"…삼성·SK도 찜한 미래 먹거리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입력 2026-02-11 12:16   수정 2026-02-11 13:24



‘미니’ 태양광 발전소를 사들여 규모를 키우는 애그리게이터 사업이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조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펀드를 조성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그리게이터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애그리게이터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산에너지자원을 묶어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뒤 기업이나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는 SK이터닉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등이 있다.

태양광은 발전효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한국 태양광 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소규모 쪼개기’가 더해진다. 인허가나 망접속 규제를 피하고 보조금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받기 위해 발전소를 0.5메가와트(MW) 이하로 인위적으로 나눠 설치해 온 것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기업들의 대규모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RE100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최소 수십MW 단위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원하지만, 0.5MW 이하 발전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으면 계약·정산 등 관리 절차가 복잡해지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애그리게이터들은 이런 소규모 발전소를 인수·통합해 대형화한다. 여러 발전소를 묶어 하나의 ‘대형 재생에너지 패키지’로 만들어 기업에 판매하는 사업 구조다. SK이터닉스는 지난해 300건 가량의 태양광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고 200MW에 달하는 설비용량을 확보했다. 일부 사업자는 여기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 발전량을 예측·제어·최적화하는 가상발전소(VPP)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전력망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난립한 분산자원을 애그리게이터가 통합하면 전력망의 복원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발전소마다 인입선(발전소에서 전력망으로 연결되는 전력선)이나 전력량계(발전량을 계측·정산하기 위한 계량기)가 각각 따로 설치돼 있는데, 이를 대형 사업자가 통합하면 한전 입장에서도 유지보수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한낮 태양광 발전량 급증 시 출력제어를 요청할 경우에도, 수백 개의 소규모 발전소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묶인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해외에서는 애그리게이션 시장이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유연성 수요 증가가 주요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에그리게이션 시장은 2024년 약 53억달러 규모에서 2033년 267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9.8%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가 발전 수명이 다한 태양광 폐패널을 체계적으로 회수·관리하면 핵심광물 재자원화에도 유리하다”며 “단순 발전사업을 넘어 자원순환까지 고려한 통합 모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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