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고환율과 공급 과잉 등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실적을 되돌렸다는 점에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객 수요 회복도 뚜렷하다. 제주항공의 올해 1월 수송객은 11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1분기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실적 개선 배경으로 기단(機團) 체질 개선을 꼽았다. 지난해 4분기 차세대 항공기(B737-8) 구매기 2대를 도입하고 경년 항공기 1대를 반납해 평균 기령을 낮췄다.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 비중을 늘리면서 유류비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차세대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하고 경년 항공기를 줄이는 동시에, 운영 효율화와 안전 관리 체계 강화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핵심 운항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유통 부문(에이케이플라자·마포애경타운)도 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애경그룹은 백화점 운영 효율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2025년 전년 대비 148억원가량 이익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에이케이플라자는 핵심 점포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간다. 수원점·분당점 등 주요 점포의 상품 구성(MD) 리뉴얼로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마케팅과 고객 제도 전반의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분당점은 인근 경쟁 백화점 영업 종료로 경쟁 강도가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화학 계열사 애경케미칼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제품을 앞세워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아라미드 섬유 핵심 원료인 TPC(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와 이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중심으로 양산·판매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애경케미칼은 오는 3월 TPC 국산화 설비를 준공하고 연 1만5000t 규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향후 아라미드 시장 성장에 따라 증설도 단계적으로 검토한다.
하드카본 사업도 확대 수순이다. 바이오매스 기반 나트륨이온배터리용 하드카본을 개발해 성능을 개선해 왔으며, 현재 고객사 대규모 파일럿 테스트를 위해 전주 공장에 연산 1300t 규모 설비를 증설 중이다. 회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능력을 최대 2만t까지 단계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도 보강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계면활성제 생산공장을 인수해 국내 청양공장과 베트남·인도네시아를 잇는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에 따라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유통 부문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효율화를 통해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애경케미칼은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테르메덴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항공 시장 재편에 대응하고, 케미칼 신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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