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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모텔 가요"…'매출 반토막' 숙박업계 '울상' [이슈+]

입력 2026-02-11 20:00   수정 2026-02-11 20:20


밸런타인데이와 설 연휴를 앞둔 2월, 통상이라면 연인 손님으로 북적여야 할 도심 숙박업소들이 예상과 달리 한산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공통으로 나온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인근 숙박업소 밀집 지역에서 18년째 모텔을 운영하는 60대 이 모 씨는 "밸런타인데이나 연인들이 몰리는 연휴라도 방이 잘 나가지 않는다"며 "주변 작은 모텔들도 대부분 호텔로 이름을 바꿨지만, 모텔로 검색하면 여전히 같이 묶여 보여 획기적인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50대 박 모 씨도 "연휴가 끼어도 예약이 거의 없다. 연말·연초 특수도 느끼지 못했다"며 "매출이 예전보다 반토막 났다고 보면 된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이런 숙박업소를 잘 찾지 않는다"며 "리모델링하면 호텔로 바꿀 수 있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너무 올라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 애매한 규모의 숙박업소는 정말 불경기"라고 토로했다.

서울 사당역 인근에서 20년 넘게 모텔을 운영 중인 한 모 씨 역시 "모텔 예약이 눈에 띄게 줄었다. OTT 서비스 등 시설을 계속 개선했지만, 손님이 늘지 않는다"며 "괜찮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매출이 60~70% 감소했다.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확인되는 모텔 기피 현상

이처럼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세청 국세 통계 포털에 따르면 전국 여관·모텔 사업자 수는 2019년 12월 2만939명에서 2025년 11월 1만7621명으로 3318명(15.8%) 감소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964명에서 1390명으로 29.2%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국가데이터포털과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숙박업 현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2020~2025년 개업한 숙박시설 가운데 여관업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생활형 숙박업 비중은 크게 늘었고, 폐업한 숙박시설 가운데서는 여관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조사에서도 모텔·여관 이용 비중은 2020년 6.2%에서 2024년 4.2%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요 감소의 배경에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서 '모텔' 관련 언급을 분석한 결과 부정 감성 비중 72%로 긍정보다 높게 나타났고, '범죄', '위협', '만취' 등의 연관어가 함께 도출됐다.

반면 모텔의 대안으로 자리 잡은 '에어비앤비'와 '호텔'은 '청결', '아늑하다', '고급스럽다' 등 긍정적인 연관어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인 윤모 씨(30)는 "이번 연휴에는 남자친구와 3성급 호텔에 묵을 계획"이라며 "모텔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분위기와 이미지 때문이다. 어디 놀러 가면 사진도 찍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모텔은 그런 느낌이 잘 안 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연인이랑은 시간을 보내도 모텔 느낌 안 나는 곳에서 묵고 싶다", "이름만 호텔인 모텔도 싫다. 특별한 날에는 에어비앤비에 간다", "기념일에 모텔 갈 바에는 안 간다"는 글들이 이어진다.
◇"콘셉트 없는 모텔은 경쟁 어려워"
숙박 소비 방식의 변화는 '호캉스' 확산에서도 드러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서 '호캉스'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사이 언급량이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를 계기로 확산한 호캉스 문화가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숙박을 분위기와 경험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보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낮에는 식사와 카페 데이트를 하고 숙박까지 이어지는 일정에서 숙소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학계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경희대학교 '호캉스 이용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5성급 호텔 객실 패키지 상품 선택 속성에 관한 연구'(2024, 임기환)에 따르면, 과거 호텔이 여행 중 머무는 숙박시설의 성격이 강했다면 오늘날에는 호텔 자체가 관광 목적지가 되고, 그 안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워라밸(Work-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확행', '가심비' 등 현재의 만족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점을 꼽았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작은 휴식과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숙박을 바라보는 기준도 함께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기존 모텔이 '호텔'이나 '호텔형 숙소'로 간판을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이미지와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객실 단가를 높이거나 온라인 예약 플랫폼에서 호텔 카테고리에 포함돼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리모델링 비용 부담이 커 중소 규모 업소일수록 전환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시설 개선과 콘셉트 변화에 성공한 일부 업소만 예약률을 유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시설 개선과 콘셉트 변화에 성공한 곳만 예약률이 유지되고, 그렇지 않은 곳은 빠르게 경쟁력을 잃는 분위기"라며 "모텔이라는 업태 자체가 구조적인 변화를 겪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시설이라도 '호텔'이라는 이름이 예약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리모델링이나 콘셉트 변화 없이 오래된 모텔 형태를 유지하는 곳은 젊은 고객 유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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