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펀드를 조성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하고 있다. 애그리게이터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애그리게이터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산 에너지 자원을 묶어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뒤 기업과 전력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는 SK이터닉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등이 있다.태양광은 발전효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는 단점이 있다. 한국 태양광 시장은 여기에 ‘소규모 쪼개기’라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 인허가와 망 접속 규제를 피하고 보조금,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발전소를 0.5메가와트(㎿) 이하로 인위적으로 나눠 설치해온 것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한국 태양광 발전소들은 기업의 대규모 전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RE100을 추진하는 기업은 최소 수십 ㎿ 단위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원하는데, 0.5㎿ 이하 발전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어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계약, 정산 등 관리 절차도 복잡하다.
애그리게이터는 이런 소규모 발전소를 인수·통합해 대형화한 뒤 기업에 전기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SK이터닉스는 지난해 300건가량의 태양광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고 200㎿에 달하는 설비용량을 확보했다.
이는 전력망 운용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난립한 분산 자원을 애그리게이터가 통합하면 전력망의 복원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발전소마다 인입선과 계량기 등 설비가 따로 설치돼 있는데, 이를 대형 사업자가 통합하면 한전 입장에서는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한낮 태양광 발전량 급증 시 출력 제어를 요청할 때에도 소규모 발전소 수백 개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묶인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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