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서민 부담이 크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정부가 범부처 합동 점검에 나섰다. 장바구니에 주로 담는 품목의 가격 인상 과정에 담합, 편법 등이 있었는지 집중 점검한다. 2006년 이후 사실상 발동되지 않은 ‘가격 재결정 명령’도 꺼내 들었다.11일 관계부처가 마련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추진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불공정거래 점검,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 유통구조 점검 등 3개 축으로 운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점검팀은 법무부, 검찰청, 경찰청과 함께 담합·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단속한다. 재정경제부는 물가안정 정책의 부정수급 여부를 살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농산물 유통 단계 실태를 조사해 정보 공개를 확대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은 가격 인상률, 시장 집중도, 생활 밀접성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국제 가격 대비 국내 가격이 과도하게 높거나 원재료 가격 변동에 비해 인상 폭이 큰 품목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위반 혐의가 확인되면 공정위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합동 제재에 나선다. 공정위는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위법 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다시 산정하도록 하는 시정 조치로, 과징금만 내고 인상된 가격을 유지하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사실상 활용되지 않던 제도인데, 최근 고물가 상황으로 다시 테이블에 올랐다.
공정위 관계자는 “후속 조치 이후에도 해당 품목 가격이 다시 상승하지 않도록 부처 간 협력과 업계 소통을 지속하겠다”며 “매주 품목별 가격 추이를 점검하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은 “담합해서 가격을 올린 사례가 적발되면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하는데 사과하고 모른 척 또 넘어간다”며 “가격 재결정 명령 제도가 있다던데 그것도 잘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소극적으로 운영해 온 가격 재결정 명령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민생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며 “모든 행정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21.4%), 가공식품(24.8%), 외식(25.3%) 등 품목이 평균(16.8%)을 웃돌았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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