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11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없다고 봐 2024년 11월 허가된 보석은 취소하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 IP센터 초대 센터장을 지내며 10년간 특허 방어 업무를 총괄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19년 퇴사 이후 특허관리기업(NPE)을 세웠다. NPE란 별도 생산시설 없이 보유 특허권을 행사하거나 매각해 수익을 내는 기업을 뜻한다. 기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특허 괴물’로도 불린다.
그는 NPE를 운영하면서 미국 음향기기 업체인 테키야를 대리해 삼성전자와 특허 관련 라이선스를 협상하던 중 삼성전자 IP팀 직원인 이모씨가 빼돌린 삼성전자의 테키야 특허 관련 분석 보고서를 입수했다. 안 전 부사장은 보고서 내용을 분석한 뒤 특허를 선별해 2021년 11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9000만달러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계 NPE와 삼성전자 내부 보고서를 공유하기도 했다.
2023년 3월 삼성전자가 이씨를 영업비밀 누설로 고소한 것을 계기로 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이들을 한꺼번에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이들이 유출한 보고서에 대해 “삼성전자 직원들이 수개월간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갔다”며 “테키야와의 협상 내용은 상대방이 취득할 경우 협상이나 소송 등에서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영업 비밀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 이익을 위해 기업 비밀을 이용한 범죄를 저질러 기업에 피해를 주고 건전한 거래 질서에 악영향을 준 중대 범죄”라고 실형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씨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씨에게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정보를 넘긴 이동호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겐 징역 3년과 추징금 약 5억3000만원이 선고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