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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피한 사기범, 檢 보완수사서 덜미

입력 2026-02-11 17:42   수정 2026-02-11 23:42

인공지능(AI)으로 계좌 잔액을 위조해 구속을 피한 20대 남성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적발돼 구속기소됐다. 계좌에는 23원뿐이었지만, 이 남성은 9억원이 있는 것처럼 꾸며 법원까지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건)는 사기,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27)를 지난 6일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AI로 의사 국가시험 합격 내역과 암호화폐·예금 거래 내역을 조작해 자신을 수십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의사 겸 사업가로 꾸며 피해자들로부터 3억2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됐다.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9억원이 찍힌 잔액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피해자들에게 변제하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증명서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은 채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변제 약속 시한인 지난해 12월 30일까지 피해금을 돌려주지 않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검찰은 보완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잔액증명서 내용이 실제 계좌 정보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뒤 계좌영장을 청구했다. 계좌를 확인한 결과 A씨의 실제 잔액은 23원에 불과했다. 검찰은 지난달 A씨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2일 발부했다. A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검찰은 A씨가 문서 위조 행위를 포함해 모두 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기존 사기 혐의에 더해 법원에 위조 문서를 제출하고 판사의 영장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AI의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육안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밀한 문서를 위조해 판사까지 속였다”며 “금융서류처럼 악용 가능성이 큰 생성물은 AI가 자체 생성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생성물임을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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