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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장' 올라탄 증권사…순이익 10조 첫 돌파

입력 2026-02-11 17:31   수정 2026-02-11 17:32

국내 증권사들의 연간 순이익이 가파르게 늘면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의 역대급 활황에 힘입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한데다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다른 사업 부문도 모두 호조를 보였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대비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3분의 1~4분의 1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처음으로 70% 위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2~3년 안에 증권산업의 수익 규모가 시중은행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너도나도 ‘조’ 단위 벌어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증권 등 27개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합산 순이익은 10조23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합산 순이익(6조9870억원)보다 약 47%(3조252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연간 순이익(13조9909억원)의 71% 선에 달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합산 순이익은 1년 새 4%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만 놓고 보면 증권사의 성장세는 거침없다. 한투는 작년에 전년 대비 79% 늘어난 2조13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427억원으로 82% 늘었다. 국내 증권사가 한해에 2조 이상 벌어들인 것은 역대 처음이다.

한투는 채권과 발행어음 판매 등에 따른 운용 부문에서 전체 수익의 41%가량을 벌었다. WM 부문 성장도 두드러졌다. 개인 금융상품 잔액이 2024년 말 67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85조원으로 25% 넘게 늘었다. 매달 1조40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이 들어온 셈이다.
◇ 머니무브 가속화
다른 증권사의 실적 성장세도 매섭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처음 순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은 2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을 이어갔다. 역시 위탁매매 수수료와 운용 수익 덕을 톡톡히 봤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1조110억원,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은 21% 늘어난 3421억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몇 년 내로 증권사가 시중은행의 실적을 따라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 관리 역량에서 증권사가 은행을 크게 앞선 만큼 은행권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점차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까지 가능해지면서 머니무브가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IMA는 일반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다양한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특히 젊은 층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온라인 전문 증권사들이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은 8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나타냈다. 토스증권의 순이익은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불붙은 증시에 올해도 견조
증권사들의 실적은 각 부문에서 가파르게 늘었지만 가장 핵심 원인은 주식 거래 대금 급증이 꼽힌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거래할 때 부과되는 수수료는 증권사들의 주력 수익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2조3000억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39% 급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이는 만큼 거래대금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올해는 더욱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9일 사상 최대치인 111조원을 찍은 뒤 현재 100조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지난 3일 ‘한국 주식 전략’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 기본 목표치를 6000포인트, 강세 시나리오를 7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씨티 역시 같은 달 6일 코스피지수의 목표치를 기존 5500포인트에서 700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고연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 업종 실적의 핵심은 거래 대금”이라면서 “국내와 해외 주식 거래 대금을 감안하면 업황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말했다.

류은혁/전예진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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