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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커진 재개발·재건축…‘장기보유’로 신중히 접근해야[3월, 재테크의 변곡점]

입력 2026-02-23 07:24   수정 2026-02-23 07:33

[3월, 재테크의 변곡점 : 재개발·재건축]



지난 2~3년간 부동산 시장을 이끈 재료는 누가 뭐래도 재개발, 재건축이었다.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여론에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명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이 끌고 ‘미미삼’(월계 미성·미륭·삼호3차) 등이 미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값이 자꾸 오르면서 강화된 규제의 파편이 재개발, 재건축 구역까지 도달한 것이다.

6·27 대책으로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이주비 대출, 입주 시 잔금 대출에도 적용됐다. 10·15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까지 확대되자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에 걸리는 재개발, 재건축 구역이 늘었다. 이 같은 규제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매도하려면 정부의 유권해석까지 필요한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조차 당장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을 전망하는 가운데 주택공급 부족 현상 또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재건축은 ‘미래의 신축’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장기보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혼란 끝에 조합설립 돌입하는 목동

지난해 10·15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가장 큰 혼란을 겪었던 지역은 재건축 추진 단지가 밀집한 목동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일대에 걸쳐 14개 ‘목동신시가지아파트’가 위치한 이곳은 2023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되며 차례로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목동신시가지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120% 전후로 낮은 편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10월 16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목동 부동산 시장에는 일대 혼란이 일었다. 조합원 지위 문제 때문이다.

2017년 시행된 ‘8·2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선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면 나중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고 기존 아파트를 현금청산 당하게 된다. 조합설립을 목전에 둔 목동아파트 소유주들 입장에선 매도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예외 조항도 있다. 1가구 1주택자이면서 매도할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실거주했다면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그런데 다주택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는 “한 아파트를 여러 명이 공동명의로 소유한 사례에서는 한 사람의 소유자라도 기준에 해당되지 못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를 할 수 있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 단지에 여러 채를 보유한 집주인은 ‘분양신청 시 5년 내 재당첨 금지’에 속하기도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한 차례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5년 내에 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는데 한 단지에 여러 채를 보유하면 분양 시기가 같기 때문에 한 채 외에는 분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2월 11일 기준 부동산 실거래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올해 조합설립을 앞두고 있는 목동3단지와 목동7단지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가 월초 대비 각각 19.0%, 11.1% 늘었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호가는 아직 크게 떨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한 목동 재건축 관계자는 “목동은 10·15 대책 전부터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장기적으로 실거주를 하려는 집주인들이 많이 유입됐지만 한 단지에 여러 채를 보유한 소유주들이 많아 문제가 됐다”며 “현재는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라 조합설립에 속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 사면 3년 이상 보유

목동 외에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많은 여의도와 마포구 소재 성산시영, 노원구 소재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등도 새롭게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예외 기준에 속하지 않아도 조합설립 후 이들 아파트를 거래해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조합설립 후 3년 동안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을 때다.

2021년 조합설립을 마친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가 2024년 들어 활발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남구 소재 압구정아파트지구는 서초, 송파, 용산과 함께 10·15 대책 시행 전 이미 투기과열지구에 속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이나 다주택에 대한 정부의 기조상 현재로서는 몸테크가 필요한 재건축 투자를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실거주 겸 장기투자 형태로 강남 등 학군과 인프라를 갖춘 핵심 지역을 매수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10여 년 뒤를 바라보고 비교적 컨디션이 좋은 20년 차 아파트에 입주하면 실거주 편의와 추후 개발 호재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여 실거주를 해야 매수가 가능한 아파트와 달리 재개발 구역 내 다세대, 연립 등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데 조합설립과 달리 관리처분은 사업의 막바지 절차라는 점에서 재건축에 비해 재개발 거래가 자유로운 편이다. 이주 후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 승계를 받지 못하므로 입주권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재개발도 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이주 전 단계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라는 허들을 넘어야 한다. 기존 전세 가격이 높은 핵심지역일수록 주택담보대출 한도인 6억원을 초과하는 이주비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따라서 시공사 보증 등을 통해 기본 이주비 외에 ‘추가 이주비’를 조달해야 하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이후 이 또한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추가 이주비를 받더라도 이주비 대출을 받아 다른 주택을 매수하는 길도 막혔다.

재개발 전문가인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는 “이주비 대출 규제 등으로 재개발도 속도가 늦춰질 수 있는 상황이며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등 시도지사가 주도하던 정책들도 지방선거 이후 지속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강 대표는 “직장 문제로 경기도나 지방에 거주하면서 서울에 ‘내집 마련’을 꿈꾼다면 길게 보고 초기 재개발 물건을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최소한 사업이 지속돼야 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때문에 일대에 대규모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구역지정까지 마친 곳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별법 대상’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전문가들 예측대로 정부는 민간 재개발, 재건축보다 공공 시행사업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2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도시정비법 개정안도 공공 재개발과 재건축에 한해 용적률을 390%까지 높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간사업까지 용적률을 완화하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민간사업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 대상인 1기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이들 단지는 최대 450%까지 용적률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지자체가 정한 기준용적률에 따라 사업성이 갈린다. 기준용적률은 임대 등 기부채납 없이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용적률을 의미한다.

정부는 공공뿐 아니라 민간 재개발, 재건축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온도차는 여전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2월 11일 일산 강촌마을5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간 용적률을 높일 경우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공론화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와 달리 건설사들은 서울 주요 재개발,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하려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과열 양상이 예고된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의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성수1지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 밖에 DL이앤씨를 비롯한 1군 건설사들이 압구정5구역과 목동, 여의도 재건축 입찰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공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 분당 등 수도권 주요 지역 정비사업은 브랜드 가치에 보탬이 되고 분양 흥행이 예정된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반드시 수주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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