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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포괄적 차별금지법 필요…입법 못한 것 '정치의 실패'"

입력 2026-02-12 09:02   수정 2026-02-12 09:08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재임 시절 이를 추진하지 못한 데 대해 '정치의 실패'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성수 교수의 책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추천하며 "세계 많은 나라에 있는 차별금지법을 우리가 지금까지 입법하지 못한 것은 정치의 실패이며 나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입법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에 대해 "차별이란 무엇이며 왜 나쁜지, 어떻게 구조화하며 은폐되는지,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한지 두루 살펴보는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소개하며 "차별 금지가 역차별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맞는 말인지까지 살펴볼 수 있다.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원한다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차별금지법 입법이 지연된 배경과 관련해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것이라는 일부 종교계 등의 뿌리 깊은 불신과 반대를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다원화된 세상에서 혐오와 차별을 계속 방임한다면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갈등과 분열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이 심각하다.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가 배출한 극우·극단적 세력의 득세가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일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우리 사회의 이주민 혐오와 차별도 참으로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저출산으로 이주노동자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입장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이 차별금지법 입법 결단을 촉구하는 말도 덧붙여주셨으니 그건 참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교수는 "하지만 지금까지 입법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분인데,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재임 시절에 밀어붙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가 된다거나, 최소한 안타깝다는 말씀은 덧붙여주셨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또 "책에도 썼지만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 책무'를 방기한 것은 너무나도 뼈아픈 일이었고, 다시 기회를 잡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말 이제라도 생각이 바뀐 분들이 있다면 다시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홍 교수는 최근 국회 상황과 관련해 "최근 차별금지법안이 간신히 (국회의원) 10명을 채워서 발의됐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전혀 동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손솔 진보당 의원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차별금지법 입법을 이념적 사안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되며 당내 추진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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