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SK하이닉스의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취업규칙에 지급근거가 없고, 영업이익 등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급액이 결정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판결과 동일한 법리적 판단 기준을 적용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12일 SK하이닉스 퇴직자 A씨 등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A씨 등은 회사가 지급해 온 경영성과급인 생산성 격려금(PI)과 이익분배금(PS)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재산정하고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회사의 취업규칙과 월급제 급여규칙에는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었다. 연봉제 급여규칙에 '경영성과금'이 언급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의미나 지급기준은 정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1999년부터 생산직 노동조합과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 여부와 기준을 정했다. 경영성과급 명칭은 변동됐으나 2007년부터는 '생산성 격려금(PI)'과 '이익분배금(PS)'이라는 명칭으로 지급됐다. 지급기준이 된 경영성과 항목, 지급률, 지급조건 등도 연도별 노사합의마다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2001년과 2009년에는 노사합의 자체가 없었고 경영성과급도 지급되지 않았다. 또 기술사무직 직원들은 노사합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회사가 재량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대법원은 "연도별 노사합의는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고, 회사는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경영성과급 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영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성과급을 계속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단체협약에 의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익분배금은 영업이익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재원으로 한다. 대법원은 "영업이익이나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뿐 아니라 회사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영성과급의 지급률은 연봉의 0%에서 50%까지 큰 폭으로 변동했다. 대법원은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이처럼 크게 달랐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지급기준 등이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상 이를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해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이어 "매년 당해 연도에 한정해 지급 여부와 지급기준을 정한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성과급이 지급된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에 의한 지급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를 지급기준으로 한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SK하이닉스 관련 유사 분쟁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