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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아디다스 비켜'…'오픈런' 대란까지 난 브랜드

입력 2026-02-17 18:45   수정 2026-02-17 18:46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중간 유통 단계를 걷어내고 소비자 직접 판매(DTC)에 집중하는 직진출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이랜드가 운영하는 뉴발란스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기획하는 'K재설계'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뉴발란스 전체 매출의 50%가 이랜드가 직접 기획하고 제조한 '로컬 설계 상품'에서 나왔다. 2008년 라이선스 계약 당시만 해도 본사가 공급하는 상품만 판매했으나 자체 기획 상품을 점점 늘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키웠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다운 재킷 '플라잉 다운'과 메리제인 샌들 '브리즈'가 꼽힌다. 뉴발란스 본사 라인업에는 없던 다운 재킷을 이랜드가 직접 설계해 히트시키며 국내 겨울 아우터 시장을 공략했고, 발레코어 트렌드에 맞춘 메리제인 슈즈 역시 이랜드의 기획력으로 탄생해 오픈런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키즈 라인은 로컬 설계 비중이 60%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이랜드의 독자적인 제조 역량인 '2일 5일' 생산 시스템이 있다. 신상품 아이디어를 2일 만에 샘플로 만들고 5일 만에 생산에 들어가는 이 시스템은 글로벌 본사가 대응하기 힘든 국내 시장의 계절적 특수성을 실시간으로 공략했다.

이러한 'K재설계' 전략에 힘입어 이랜드 뉴발란스는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의 성공 방정식을 그룹 내 다른 글로벌 브랜드로도 이식해 'K리테일러'의 저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랜드 관계자는 "과거엔 글로벌 브랜드의 이름값에 기댄 단순 유통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현지 트렌드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기획·제조 역량이 파트너사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본사의 획일적인 글로벌 전략이 한국 시장의 세밀한 취향을 맞추기 어려운 틈을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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