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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갇힌 부동산 강의는 독, 몸값부터 높여라" [부동산 강의지옥 下]

입력 2026-02-16 15:14   수정 2026-02-16 15:15

집값 급등과 불안감 속에 2030세대가 고액 부동산 강의와 유료 커뮤니티로 몰리고 있습니다. "공부해야 산다"는 열풍은 거세지만, 정작 수천만원의 수강료를 쓰고도 투자에 실패하거나 강의료만 날리는 '공부의 역설'이 적지 않습니다. 한경닷컴은 3회에 걸쳐 부동산 학습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합니다. 청년들의 실패 사례와 비대해진 강의 시장의 구조를 짚어보고, 환상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공부법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스스로 부동산 시장을 겪으며 배울 점을 비용을 지불해 '빠른 길'로 가려 하지만, 투자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9일 강남 사무실에서 만나 최근 2030세대를 휩쓸고 있는 고액 부동산 강의 열풍에 관해 묻자 이같이 평가하고 강의나 유튜브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차가운 현실을 가감 없이 쏟아내며 "결국 투자의 결정과 책임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지금의 부동산 교육 시장은 이런 초보자의 '착각'을 이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초보들은 과거의 패턴만 배우고는 '나도 이제 워런 버핏'이라는 착각에 빠진다"며 "특히 2010년대라는 유례없는 '소액 투자 황금기'의 공식은 지금의 양극화된 시장 환경과는 맞지 않는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공부'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수강료로 수백만원을 쓰고, 커뮤니티 활동에 매몰돼 본업과 커리어를 놓치는 청년들을 향해 그는 차라리 "잠을 자거나 본업에 집중해서 몸값을 올리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조언한다. "제 유튜브도, 제 강의도 안 봐도 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부동산은 결국 '입장료' 싸움이기에, 본업에서 정점에 올라 시드를 키우는 것이 자산 형성의 정석이라는 논리다.

그는 부동산 공부의 '진짜' 방법은 현장과 데이터를 직접 마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이 찍어준 지방 아파트를 기웃거리며 생애최초 주택 구매 대출 기회를 날리는 대신 "본업에 미쳐 시드를 모으고 가족과 함께 살기 좋은 입지를 스스로 고민하라"는 제언이다. 그는 "결혼해 가족을 책임지게 되면 남들도 좋아할 만한 입지가 어디인지 몸으로 알게 된다"고도 했다.

그가 제시하는 자산 형성의 메커니즘은 명료하다. 연봉이 높아지면 계좌에 시드가 쌓이는 속도가 달라지고, 이는 더 좋은 입지의 자산을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2010년대에 많은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여의도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돼 연봉을 7배 올린 덕분이었다. "연봉 5000만원으로 어느 세월에 '입장료'를 모으나. 혼자 안 되면 빨리 결혼해서 소득을 합치고 시드를 키워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차갑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다.

다음은 이상우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Q. 최근 수백, 수천만원을 들여 유료 강의나 커뮤니티에 몰입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당연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메가스터디 같은 일타 강사 수업에 익숙한 세대니까요. 모르는 분야를 배울 때 비용을 지불하는 게 자연스럽죠. 하지만 입시와 투자는 다릅니다. 투자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데, 초보들은 과거의 패턴만 배우고는 '나도 이제 워런 버핏'이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혼자 책 보고 몸으로 부딪치기 싫어하는 심리를 강사들이 기가 막히게 포착한 거죠. 스스로 시장을 겪으며 배워야 할 기회를 비용을 지불하고 '빠른 길'로 가려 하지만, 결국 투자의 결정과 책임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Q. '공부하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이 종교처럼 번지고 있는데, 부동산 강의는 실제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됩니까?

"수업은 항상 과거를 가르칩니다. 미래를 알려주는 게 아니에요. 패턴이 유지되려면 모든 조건이 똑같아야 하는데 시장은 매일 변합니다. 특히 인구 구조나 소득 수준 같은 본질적인 데이터(펀더멘털)보다는 '소액으로 가능하다'는 식의 자극적인 방법론에만 열광하는 경향이 있어요. 기초가 결여된 상태에서 기교만 배우는 건 결국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Q. '공부를 위한 공부'에 매몰된 이들이 놓치고 있는 가장 큰 패착은 무엇일까요?

"삶의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겁니다. 본업에서 몸값을 높이고 자산 형성을 위한 '시드'를 모아야 할 시기에, 강의 과제나 커뮤니티 활동에 매몰돼 정작 본인의 커리어나 인간관계를 놓치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부동산 투자의 필승법은 본인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는 것인데, 자꾸 본업을 뒤로하고 엉뚱한 공부에 에너지를 쏟으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Q. 과거와 비교해 최근 시장에서 '소액 접근'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달라졌습니까?

"시장의 '입장료'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2010년대는 한국 부동산 역사상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갭)가 가장 작았던 아주 특이한 시기였습니다. 전세가율이 80~90%에 육박했기에 소액 투자가 성립될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자산 가치가 급등하면서 그런 구조가 사라졌습니다. 30억원짜리 아파트에 갭 1억 원인 물건은 존재할 수 없어요. 이제 소액 투자는 리스크는 크고 기대 수익은 낮은 '고위험 저수익' 자산이 됐습니다."

Q. 그런데도 일부 강사들은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소액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지방 가면 1억원대 아파트가 널렸죠. 5000만~6000만원 갭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산더미입니다. 하지만 수익률이 안 나와요. 위험만 크고 수익은 작습니다. 지금 가장 '저위험 고수익' 자산은 차라리 압구정을 사는 거예요. 갭투자는 레버리지를 썼는데도 수익이 작고, 오히려 대출 없이 사는 상급지가 수익이 더 큽니다. 지금 시장은 상급지의 희소성이 더 커지는 구조예요. 과거의 갭투자 공식에 매몰 지방 외곽의 저가 매물을 공략하는 방식은 현재의 양극화된 시장 환경과는 맞지 않는 전략입니다."
Q. 부동산 공부보다 '자기 계발'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부동산은 결국 '입장료'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연봉이 높아지면 계좌에 시드가 쌓이는 속도가 달라지고, 이는 더 좋은 입지의 자산을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시드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외곽으로 눈을 돌리기보다, 본업에서 정점에 올라 시드를 키우고 생애최초 주택 구매 대출 기회 등을 활용해 확실한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자산 형성의 정석입니다.

이것은 실제 저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제가 2010년대에 많은 아파를 샀던 원동력은 모두 여의도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연봉이 7배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입장료가 3억원, 아니 5억원은 돼야 합니다. 연봉 5000만원으로 어느 세월에 모으나요? 혼자 안 되면 빨리 결혼해서 소득을 합치고 시드를 키워야 합니다."

Q. 강의료로 수백만원을 쓰지 않고도 안목을 기를 수 있는 루틴이 있다면요?

"유튜브 보지 마세요. 제 유튜브 채널도 안 보셔도 됩니다. 저는 마케팅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지, 출근 시간에 그걸 왜 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 시간에 차라리 잠을 자거나 본업에 집중해서 몸값을 올리는 게 훨씬 이득입니다. 저 역시 강의하는 사람이지만, 제 강의조차 안 들어도 된다는 게 소신입니다. '공부'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진짜 공부는 '결혼과 출산'입니다. 애를 낳고 가족을 책임지게 되면 남들도 좋아할 만한 입지가 어디인지, 내 가족이 어디서 살아야 안전하고 편리할지 몸으로 알게 됩니다. 그게 가장 정확한 공부입니다.

현장과 데이터를 직접 마주하는 겁니다. 내가 살고 싶은 동네에 직접 가서 분위기를 살피고, 왜 사람들이 특정 입지에 몰리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또한 산업의 지형도를 읽는 법을 배워야 해요. 유망 업종의 본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고연봉자들이 어디에 거주하는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주택 투자의 지도는 명확해집니다.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과정도 큰 공부가 됩니다. 가족의 주거 안정을 고민하다 보면 남들도 좋아할 만한 입지가 어디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니까요.

Q. 포모 때문에 괴로워하는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포모(FOMO·소외 공포감)'는 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을 깨달으면 사라져요. 투자로 돈 벌 생각부터 하지 말고, 내가 들어갈 첫 집부터 사세요. 투자로서의 부동산 이전에 '거주'로서의 부동산을 먼저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지금 안 사면 뒤처진다'는 공포에 떠밀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인생이 길게 꼬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환 능력과 생애 주기에 맞춰 무난하고 탄탄한 서울·수도권의 첫 집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생애최초 주택 구매 대출 기회를 지방 아파트 사는 데 날리지 말고, 소득을 합쳐서 대출 6억원 받아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서울·수도권 집을 사세요. 그게 인생이 안 꼬이는 지름길입니다."

Q. 현재 2030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나 이벤트는 무엇입니까?

"연말에 나오는 증권사 리포트를 보세요. 내년에 어느 업종이 좋을지, 그 업종의 고연봉자들이 어디에 모여 살지 보면 답이 나옵니다. 지금은 반도체 호황으로 분당 같은 상급지 재건축 단지가 폭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주택 투자는 어렵지 않습니다. 결혼해서 가족이 생기면 남들도 좋아할 만한 곳이 어딘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본업에 집중하며 자산의 체력을 키우고, 제때 상급지로 진입하는 긴 호흡의 투자를 지향하시길 바랍니다."

이슬기/이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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