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안에 램리서치가 만드는 반도체 장비의 80%에 로봇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세계 5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램리서치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보틱스가 바꿀 반도체 장비 기술의 미래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처 CEO는 지난 10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미콘 코리아 2026’ 참석차 방한했다.
램리서치는 실리콘 원판에 초미세 회로를 깎는 식각장비 세계 1위 업체다. 고객 리스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라 있다. 아처 CEO가 취임한 2018년 110억달러(약 16조원)였던 램리서치 매출은 지난해 188억달러(27조원)로 70.9% 증가했다.
아처 CEO가 로봇에 빠진 건 장비 관리 자동화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램리서치가 삼성전자 등에 공급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는 사람이 한다. 사람 손을 타다보니, 최적화 상태로 공급된 장비는 어느 순간 틀어지곤 한다.램리서치가 2024년 ‘덱스트로’라는 로봇팔을 내놓은 이유다. 로봇 팔은 소모성 부품을 갈아끼우는 정확도가 손보다 2배 높다. 아처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팔에 대해 좋은 평가를 건넸다”며 “오차가 줄어들면서 공정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이 곳에서 5~10년 뒤 출시할 차세대 장비용 소재·부품을 연구할 계획이다. 본사가 있는 미국 밖에 이런 연구소를 지은 건 한국이 유일하다. 그는 “양산용 장비가 아닌 신기술을 발빠르게 개발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한국의 실력 있는 화학·소재 기업들도 벨로시티 랩을 용인에 짓기로 결정하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국내 장비 제조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램리서치는 현재 국내에 오산·화성·용인 등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 장비를 생산해 세계 각지로 납품한다. 아처 CEO는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성장률 예상치(23%)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거점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역인 전공정 식각 시장 장악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처 CEO는 “대형 메모리 고객사의 10세대 낸드·10㎚급 6세대(1c)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식각 공급망에서 최상위 공급업체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반도체 장비 경쟁력의 핵심인 ‘안정적인 운영’ 측면에서 램리서치를 따라올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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