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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의 휴먼브랜딩] 최가온, 거친 파도를 넘어선 엘사처럼

입력 2026-02-19 15:38   수정 2026-02-19 15:39



거친 파도 앞에 선 현실판 엘사<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2026년 동계 올림픽, 은빛 설원을 질주하는 최가온을 보며 필자는 영화 <</span>겨울왕국 2>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자신을 부르는 진실을 찾기 위해 거대한 '어둠의 바다(Dark Sea)'로 거침없이 뛰어들던 엘사의 모습이다. 최가온 앞에도 '부상'이라는 집요하고도 거대한 해일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미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으나 예기치 못한 통증과 직면한 그녀의 모습은, 안락한 성을 뒤로하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러 떠난 주인공의 여정과 닮아 있었다. 그녀에게 이번 올림픽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최가온이라는 한 인간이 스스로의 두려움을 넘어서야 하는 거대한 바다였다.



두 번의 추락, 얼어붙은 바다에 던져진 시련<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영화 속 엘사가 집요하게 몰아치는 파도에 밀려 바닷속으로 잠기고 해변으로 튕겨 나갈 때마다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최가온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도에서 차가운 눈 위로 쓰러졌을 때, 그녀의 날개는 꺾인 듯 보였고 부상이라는 파도는 금메달로 가는 길을 완전히 가로막는 듯했다.

하지만 이 좌절의 순간들은 역설적으로 그녀의 서사를 가장 강력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거친 파도에 밀려나 몸이 젖고 숨이 가빠지면서도 다시 바다를 향해 전력 질주하던 엘사의 눈빛처럼, 최가온은 고통에 몸을 떨면서도 다시 보드 위에 올라탔다. 두 번의 넘어짐은 실패가 아니라, 가장 높은 곳으로 솟구치기 위해 견뎌야 했던 인고의 시간이었다.

세 번째 비상, 고통을 길들이고 쟁취한 금빛 파도<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마지막 세 번째 런에서 최가온이 하프파이프의 벽을 타고 공중으로 솟구치는 순간, 그녀는 비로소 거친 물의 정령을 길들이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여왕의 자태를 완성했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내어 마침내 진실의 장소에 도달한 엘사처럼, 최가온은 통증이라는 파도를 발아래 두고 설원 위를 완벽하게 활주했다.
모든 기술을 성공시킨 후 금메달을 확정 지었을 때 그녀가 터뜨린 눈물은, 단순한 승리의 기쁨보다 치열했던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화의 의례였다. 특히 심한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장면은, 화려한 마법보다 더 강력한 인간 정신의 승리를 상징했다. 그 절뚝이는 걸음걸이는 그녀가 넘어온 파도의 높이를 증명하는 숭고한 흔적이었다.



천재 소녀를 넘어 시대의 상징으로<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이제 대중에게 최가온은 기술적 난이도를 해내는 어린 천재 소녀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도 뒷걸음질 치지 않는 강인한 여왕으로 그 존재감을 확장했다.

최가온이 보여준 것은 스노보드 기술의 정점이 아니라, 거대한 벽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었다. 절뚝이며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들어 올린 그 모습은, 앞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최가온의 금메달은 목에 걸려 있지만, 그녀가 보여준 투혼의 서사는 대중의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겨울왕국의 신화처럼 깊게 새겨졌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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