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들 2개사의 예비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성 논란을 제기한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다만 루센트블록이 기술탈취 문제를 제기한 NXT컨소시엄의 경우 조건부 승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위의 행정조사가 개시되면 본인가 심사절차가 중단되는 조건이다.
금융위는 이날 19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배포하고 항목별 점수와 감점 사유까지 세세히 공개하며 별도 브리핑에 나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직접 언급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브리핑에서 "금융위·금감원 설립 이후 이처럼 상세한 자료를 공개한 전례가 거의 없다"며 "왜 이런 판단에 이르렀는지, 심사 과정과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외부평가위원회 채점표가 당락을 갈랐다. 금융위에 따르면 NXT컨소시엄은 750점으로 1위, KDX가 725점으로 2위를 기록했고, 루센트블록은 653점으로 3위에 그쳤다. 루센트블록은 1위와 97점, 2위와도 72점 차이가 났다.
점수 격차는 자기자본과 사업계획, 이해상충 방지체계에서 갈렸다. 자기자본(100점) 부문에서 KDX는 100점, NXT는 90점을 받았지만 루센트블록은 70점에 머물렀다. 자본금 규모와 출자금 조달방안, 비상자금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평가의 핵심이었다.
사업계획(300점 배점)에서도 차이가 컸다. KDX는 205점, NXT는 190점을 받은 반면 루센트블록은 127점에 그쳤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혁신사업자로 유통플랫폼 운영 경험은 인정됐지만 장외거래소를 자본시장 인프라로 운영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 미흡하다고 평가받았다. 또 내부통제 체계, 법령 이해도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해상충 방지체계에서도 격차가 이어졌다. NXT는 90점, KDX는 80점, 루센트블록은 70점을 기록했다. 루센트블록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1%에 달해 개인 대주주 중심 구조라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논란이 된 NXT컨소시엄의 기술탈취 의혹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외부평가위원회는 넥스트레이드 관련 의혹에 대해 "평가 요소에 반영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금융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행정조사에 착수할 경우 본인가 심사를 중단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루센트블록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고 과장은 "정례회의 직후 루센트블록에 발행 인가를 신청할 의사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발행 인가를 신청해 인가를 받으면 샌드박스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발행 중심 영업은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하면 유통 기능은 분리돼야 한다.
고 과장은 "루센트블록이 발행한 증권도 인가된 장외거래소에서 거래하게 된다"며 "만약 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 후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회사가 제출한 정리계획에 따라 연계 증권사와 신탁사를 통해 자산을 관리·매각하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절차가 진행된다"고 했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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