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연간 합계출산율은 0.75명입니다.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던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다시 올라간 해였죠.
2024년 출산율이 반등한 근본적인 이유는 인구구조에 있습니다. 한 해 70만 명씩 태어나던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가임기 여성 숫자가 많아진 점 자체가 출산율 반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시 말해 2차 에코붐 세대가 만 35세를 넘기고 그 다음 세대인 1990년대 후반~200년대생이 결혼, 출산하기 시작하면 아기 울음소리는 다시 작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1995년생은 총 71만5020명이지만, 10년 뒤에 태어난 2005년생은 43만8707명에 그칩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 수 자체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정책’입니다.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출산율 반등 추세는 이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최근 ‘2024년 출생아 수 반등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2024년은 사회 전반에 저출생 반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해가 됐다”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출생아 수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 제언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2024년 첫 아이를 품에 안은 가구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먼저 혼인 만족도입니다. 보사연은 혼인 만족도를 10점 만점에 1~3점, 4~7점, 8~10점 세 구간으로 분류했는데요. 2024년 첫 아이를 낳은 가구의 66.2%가 혼인 만족도에 8~10점을 줬습니다. 4~7점은 30.2%였고 1~3점은 3.6%에 불과했습니다. 8~10점 구간에 표가 대부분 쏠려있죠.
혼인 연차로 살펴보면, 1년 이내 28.1%, 1~2년 이내 24.7%, 2~5년 이내 34% 순으로 상대적으로 골고루 분포돼있습니다. 연차보다 혼인 만족도가 출산 여부를 가를 수 있는 더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의미겠죠.

다음으로 거주형태 보겠습니다. 2024년 첫 출산을 한 가구의 79.2%가 거주형태를 ‘아파트’로 답했습니다. 2024년 첫 아이를 낳은 집 10곳 중 8곳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혼인 만족도보다 더 쏠려있죠. 그 뒤를 연립주택 12.7%, 오피스텔 4.2%, 단독주택 3.1% 순으로 잇고 있습니다.
아파트 거주 비율은 2024년 ‘추가 출산’, 즉 2024년에 첫째가 아닌 둘째 셋째를 낳은 가구에서 더 올라갑니다. 추가 출산 기준 아파트가 82.4%, 연립주택 9.8%, 단독주택 5.7% 순입니다.

점유 형태 볼까요. 자가, 전세, 월세, 기타로 분류되는데 ‘자가’라고 답한 비율이 2024년 첫 출산 기준 48.3% 입니다. 두 집 중 한 집은 자가라는 뜻입니다. 2위 전세 34%, 월세 15.7% 입니다. 추가 출산으로 가면 역시 자가 비율이 더 높아집니다. 추가 출산 기준 자가 55.8%, 전세 30.3%, 월세 9.6% 입니다.
다음은 소득입니다. 2024년 첫 출산 기준 가구 소득을 연 소득 기준 1억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13.6%, 8000만원~1억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18.9% 였습니다. 6000만~8000만원 미만으로 답한 비율이 30.4%로 가장 많았고 4000만~6000만원 16.5%, 4000만원 미만 12%입니다.

추가 출산으로 가면 연 소득 1억원 이상 비율은 14.7%로 첫 출산(13.6%) 대비 소폭 늘어나는 반면 8000만~1억원 미만은 12.8%로 6%포인트 가까이 차이납니다. 그리고 4000만~6000만원 미만 구간이 24.1%로 첫 출산 대비 5%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출산 정책 체감도 역시 숫자로 보여집니다. 2024년 추가 출산자에게, 첫 출산 대비 각 정책들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아니면 그대로인지 물어본건데요.
가장 호응을 많이 받은 정책은 첫만남이용권, 양육수당 등의 지원책이었습니다. 첫 출산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한 대표적인 정책은 직장어린이집, 산전후 휴가, 유연근무 등입니다.

숫자로 보여지는 2024년 출산 가구들에 대해 보사연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경제적 안정성, 일·가정 양립 제도는 첫 출산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출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조건은 본인 및 배우자의 고용 및 소득 안정성, 양육비·교육비 부담, 일·가정 양립제도 활용 가능성, 안전한 주거 등으로 나타나 향후 정책 설계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현재 추세를 해석하기보다는 추세 유지를 위해 더 합리적·효과적 정책 방안을 찾아 추진하는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30~34세는 혼인과 첫 자녀 출산이 집중되는 시기다. 35~39세는 자녀 출산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육 시간, 비용 등의 부담을 국가에서 덜어주거나 함께 해결해 나간다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30대 인구의 향후 몇 년간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코호트를 분석해 추가 정책 수요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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