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삶의 변곡점을 앞둔 이들을 중심으로 ‘운(運)’과 ‘인테리어’를 결합한 이른바 ‘운테리어’ 열풍이 거세다. 과거 기복 신앙 정도로 여겨졌던 풍수지리가 현대적 디자인과 기술을 입고 MZ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 ‘액막이 명태’ 검색량 폭증... 풍수가 힙해졌다
이달 2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등록된 ‘액막이 명태’ 관련 키워드 상품 수는 2024년 12월 1,497건에서 지난해 12월 2,080건으로 1년 만에 39%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아성다이소는 달항아리, 부엉이 풍경 등 풍수 소품 30여 종을 선보였으며, 셀렉트숍 29CM에서는 네잎클로버와 액막이 명태 키링 검색량이 3개월간 7만 건을 상회했다. 특히 NFC 기술을 접목해 매일 운세를 확인하는 키링이 출시 2주 만에 1만 개가 팔려나가는 등 풍수지리 관련 소품이 유행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 집에서도 조명 통한 양기(陽氣) 보충…’스마트 전구로 밤에도 낮에도 최적의 기운’

풍수 전문가들이 운을 부르는 인테리어에서 가장 강조하는 요소는 단연 ‘조명’이다. 풍수학적으로 빛은 양기(陽氣)를 의미하며, 집안의 어둡고 침체된 구석에 빛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재물운과 건강운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빛의 처방’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아카라라이프의 ‘스마트 전구’는 최근 운테리어족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단순히 켜고 끄는 것을 넘어, 개인의 운세 흐름이나 시간대별 기운에 맞춰 공간의 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어서다. 활동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선명한 주광색으로 생기를 불어넣고, 휴식이 필요한 밤에는 따뜻한 전구색으로 조도를 낮춘다. 이는 거주자의 바이오리듬을 최적화해 심리적 안정과 복(福)이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준다. 색상 조절이 가능한 RGB 모델은 그날의 운세에 부족한 기운을 시각적으로 보충해 준다. 예를 들어 금(金)의 기운이 필요한 날엔 황금빛 조명을, 목(木)의 기운이 필요할 땐 싱그러운 녹색광을 연출하는 식이다.
- 쿠첸 달항아리 밥솥부터 F&B 굿즈까지 ‘복(福) 마케팅’ 각축전

소비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최근 가전 업계에서도 ‘복(福) 마케팅’에 편승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쿠첸은 최근 한국 현대미술 거장 최영욱 작가와 손잡고 '쿠첸 123 최영욱 에디션'을 공개했다. 최영욱 작가는 전통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르마(Karma)' 시리즈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다. 이번 협업은 '기다림의 미학'에 방점을 뒀다. 흙이 가마 속 1300도의 고열을 견뎌 달항아리가 되듯, 쌀 또한 123도의 높은 열과 압력을 거쳐야 비로소 밥이 된다는 '인내와 정성'의 공통된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예로부터 달항아리와 밥솥 모두 가정의 풍요와 복을 상징해 온 만큼, 새해를 맞아 단순한 가전을 넘어 공간의 격조를 높이는 오브제로서 소장 가치를 더했다.
식음료 업계 역시 이디야커피의 ‘붕어빵 액막이 키링’처럼 전통 풍습을 현대적 위트로 재해석한 굿즈를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심리적 방어기제의 상품화’로 해석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 속에서 인테리어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풍수가 단순히 가구를 배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IT 기술을 활용해 빛의 온도와 공기의 흐름까지 정밀하게 다스리는 ‘디지털 풍수’의 시대로 진화했다”며 “특히 스마트 전구처럼 개인의 바이오리듬과 공간의 기운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주는 스마트 가전들이 ‘운테리어’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주거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