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07.01
(15.26
0.28%)
코스닥
1,106.08
(19.91
1.7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MZ 톡톡] '믹스의 나라'가 만드는 창의성

입력 2026-02-13 16:00   수정 2026-02-14 00:02

얼마 전 퇴근길, 붕어빵 가게 앞에 ‘두쫀쿠 붕어빵’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바이 쫀득쿠키를 붕어빵 안에 넣다니. 역시 한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쫀쿠 열풍을 가만히 보면 재미있는 지점이 있다. 정작 두바이에는 두쫀쿠가 없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마시멜로의 쫀득함과 카다이프의 바삭함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어낸 건 한국이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쫀쿠를 김밥처럼 말고, 붕어빵 속에 넣고, 약과와 합치고, 호두과자에 집어넣고, 말차를 입히고, 108배 크기의 대왕 버전까지 만들어냈다. 이 나라에서 하나의 디저트는 절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믹스의 나라’다. 사실 한국의 믹스 능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 음식의 본질 자체가 ‘섞음’이다. 비빔밥은 온갖 나물과 고추장을 비벼 먹는 음식이고, 부대찌개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을 한국식 찌개 문법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양념치킨은 미국 프라이드치킨에 고추장 양념을 입힌 K치킨이고, 로제 떡볶이는 이탈리아 소스와 한국 분식의 만남이다. 한국은 외부의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받아들인 뒤, 자기만의 문법으로 완전히 다시 쓴다.

요즘 세대의 믹스는 조금 다른 결로 진화했다. 틱톡에서 하나의 포맷이 뜨면 수천 명이 따라 한다. 겉보기에는 다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자기만의 해석을 한 겹 얹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단순히 따라 하는 행위가 아니라 포맷을 복제하는 일이다. 하나가 뜨면, 모두가 각자의 버전을 만든다. 트렌드를 정확히 포착하되, 거기에 자기 것을 섞는 사람들. 그들이 결국 다음 트렌드를 만들어간다. 따라 하기는 시작일 뿐이다.

허니버터칩이 지나갔고, 대왕 카스텔라가 지나갔고, 탕후루가 지나갔다. 두쫀쿠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끝난 자리에서 반드시 다음이 시작된다. 우리는 또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가져와 비틀고, 섞고,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낼 것이다. 순수한 ‘오리지널’만이 가치 있다는 생각은 낡은 편견이다. 진짜 창의성은 서로 다른 것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태어난다. 믹스의 나라, 대한민국.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문화적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요즘 세대에게 오리지널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기 취향으로 다시 편집하며 그 과정을 즐기는 태도에 가깝다. 남들과 비슷하게 시작해도 괜찮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에서, 어떻게 나다움을 섞어내느냐다. 우리는 지금 트렌드를 단순히 따라 하는 세대가 아니라, 트렌드를 끊임없이 재해석하며 살아가는 세대인지도 모른다. 믹스의 나라에서 자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섞는다는 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나만의 문법을 더하는 일이라는 것을.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