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m짜리 휴머노이드가 사뿐사뿐 걸어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커피를 건네주게 될 겁니다.”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미니노이드는 계단도 잘 걷고 다닐 때 나는 소리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연내 사옥 투입을 내부적 목표로 삼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노이드는 네이버랩스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KAIST와 공동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다. 사람에게 위협을 주지 않고 가볍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로 디자인했다. 자연스럽게 계단을 오르고 조용히 문턱을 넘으면서 빌딩 등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다.
네이버랩스를 이끄는 석 대표는 세계 최초의 전기 모터 4족 보행 로봇 ‘치타’를 개발한 로봇공학자다. 치타는 다리로봇 시대를 새롭게 연 것으로 평가받는 로봇이다. 유압식이 아닌 전기 모터를 사용하면서도 동물 수준의 역동성을 구현해냈다. 석 대표는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따고 삼성전자를 거쳐 2015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2019년부터 네이버랩스 대표로 선임돼 네이버의 로봇 전략을 비롯한 기술 선행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많은 휴머노이드 연구가 물건을 집고 옮기는 방식의 노동력 대체 쪽으로 가고 있다”며 “반면 네이버의 미니노이드는 건물이나 도시 같은 큰 공간에서 자율주행하는 기술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확보한 공간 지능 기술과도 연계되는 부분이다. 그는 “보통 로봇 기업들이 하드웨어를 하나 만들고 이를 돌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네이버의 강점을 살리려면 다른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사람이 사는 모든 곳을 다니면서 서비스할 수 있는 로봇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네이버랩스 로봇 전략의 출발점은 ‘지도’다. 석 대표는 “로봇 시대가 왔을 때 길목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이 뭘까 고민했다”며 “사람 사는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로봇이 알 수 있도록 하는 ‘머신 리더블 맵’이 필수적이라고 봤다”고 했다. 단순한 2차원(2D) 맵이 아니라, 공간을 3차원(3D)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과 그 위에서의 초정밀 위치추적 기술이다. 네이버는 과거 100㎏이 넘던 매핑 장비를 1㎏ 수준으로 소형화해 사람이 들고 다니면서 어디든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구축했다.
그는 네이버가 확보한 공간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글래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석 대표는 “인공지능(AI) 글래스가 상용화되면 위치 기반 서비스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쓰일 가능성이 크다”며 “전국에 깔린 네이버 거리뷰 데이터와 공간 지능 기술을 결합시키면 네이버가 제일 빨리 AI 글래스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주요 스마트글래스 제조사와도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석 대표는 “연내 미니노이드를 사옥에 투입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다른 회사의 로봇들을 시스템에 올려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하드웨어 개발에만 집착하는 대신 다양한 로봇을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석 대표는 “목표는 세상에 있는 모든 로봇을 위한 지도와 브레인, 그리고 로봇 운영체제(OS)라는 심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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