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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매물' 풀기 총력전…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막히나

입력 2026-02-13 16:04   수정 2026-02-13 17:54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양도소득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록 임대주택 세금 혜택 축소로 다주택자를 압박한 데 이어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힘들고 어렵지만 모든 행정과 마찬가지로 금융 역시 정의롭고 공평해야 한다”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규칙을 지키고 사회 질서를 존중한 사람들이 부당한 이익을 노리고 규칙을 어긴 사람들보다 불이익을 봐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임대사업자(개인+법인 포함) 대출 잔액은 178조439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15조1777억원, 상가 등 비거주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148조106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가 기존 보유 주택을 담보로 만기 연장을 이어가는 데 대해 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취급된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는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며 “금융권 등과 함께 다주택자 대출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2금융권 관계자까지 소집해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도 다주택자를 거듭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판단이 안 서시나. 그러시면 이 질문에 답을 해 보라”며 “지금 시장이 정상인가, 정부가 부당한가”라고 썼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등 최근 조치가 집값 안정과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정당한 정책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稅축소 이어 '대출 연장' 저격…관행적 대출 연장도 들여다볼 듯
다주택자 만기연장 제한 유력…임대사업자는 '직격탄' 예상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의 ‘만기 연장’을 혜택이라고 규정한 것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의 급처분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적용 대상과 범위에 따라 정책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관련 조치가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담보 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은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 李 “만기 연장은 금융 혜택”
이 대통령이 13일 SNS에 올린 글에는 다주택자 대출이 만기 도래 후 사실상 자동 연장돼 온 것이 공정성에 어긋나는 ‘금융 혜택’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 취득 단계에서 담보대출 한도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기존 보유 주택을 담보로 만기 연장을 반복해 보유를 지속하는 것은 신규 주택 구입자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대출 만기 도래 시 기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날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는 실태와 개선 필요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신속하게 조치하겠다”며 시중은행뿐 아니라 2금융권 관계자가 참석하는 전 금융권 점검회의를 열었다.
◇ 대상과 범위가 관건일 듯
은행권에서는 만기 연장 제한 대상과 적용 범위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일반적 주택담보대출은 20~30년 장기 만기에 원리금 분할 상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만기 연장과는 거리가 있다. 2주택자를 다주택자로 본다고 해도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주택자 상당수는 대출 대신 전세보증금(레버리지)을 활용하기 때문에 만기 연장 제한에서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거 원금의 일정 부분을 만기일시상환으로 두고 나머지를 분할 상환하는 일부 대출상품(부분 만기일시상환·혼합형)을 이용한 다주택자는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 비중은 크지 않지만, 최근 대환 여건까지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만기 시 잔액을 상환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비중이 높은 임대사업자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1777억원 수준이다. 임대사업자는 주로 개인사업자나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이용한다. 만기 1~3년에 만기일시상환 방식이 일반적이다.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아 대출 만기와 보증금 반환 시기가 맞물리면 시장에 임대사업자 매물이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가 아파트보다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를 보유한 점은 변수다. 비아파트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매각 대신 경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비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아파트 매물 확대보다 비아파트 조정이 먼저 나타나면 오히려 수요가 아파트로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대출 만기 자동 연장 아냐”
실제 대출 연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따져볼 부분이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연장이 원칙적으로 자동이 아니라 차주의 신청과 은행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상환 능력과 담보 가치, 연체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금리 조정이나 일부 상환 등 조건이 붙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재영/조미현/장현주/정의진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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