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브로드컴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매개로 한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반도체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설계 및 구축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SK그룹의 통합 솔루션 역량을 앞세워 빅테크와 ‘AI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지난 5일엔 엔비디아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났다.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적용할 HBM4 공급 관련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라 루빈에는 개당 288기가바이트(GB) 용량의 HBM4가 들어간다.
하루 뒤엔 새너제이에 있는 브로드컴 본사에서 탄 CEO를 만나 중장기 메모리 시장 전망 및 공급 전략, 양사 간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공유했다. 브로드컴은 고객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기업으로 구글 등과 함께 텐서처리장치(TPU) 같은 추론용 AI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와 메모리 통합 기술 관련 대응 전략이 핵심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HBM을 향후 브로드컴이 개발하는 AI 가속기에 넣는 방안도 협의 테이블에 올랐다.
두 사람은 메타 AI 글라스의 국내 핵심 사용처를 발굴하고 서비스를 극대화할 방안도 모색했다. SK하이닉스의 저전력 D램과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장치를 활용한 웨어러블 최적화 방안에 관해서도 협의했다.
11일엔 새너제이로 돌아와 구글 캠퍼스에서 피차이 CEO와 AI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논의했다.
산업계에선 최 회장이 빅테크 CEO를 잇달아 만난 데 대해 “AI 반도체를 넘어 ‘통합 AI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SK그룹의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한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미래를 ‘종합 AI 솔루션 공급사’로 그리고,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사명을 ‘AI 컴퍼니’로 바꾼 뒤 SK그룹의 AI 투자·솔루션 사업을 전담하는 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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