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15-3민사부(재판장 이병희)는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 포항·광양지회 소속 노동자 139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가 사실상 전부 패소한 1심 판결을 지난달 30일 뒤집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포스코의 포장 부문 협력업체인 포스코엠텍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도 불법 파견을 인정했다. MES를 통해 전달받은 작업이 지연됐을 때 포스코엠텍의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에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가 포스코엠텍에 MES를 통해 전달한 작업 정보는 사실상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로 봐야 한다는 것으로, 2022년 대법원 판결에서 제시한 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결론이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포스코가 제품별 포장 규격, 고객 요청 사항 등을 MES를 통해 포스코엠텍에 전달하긴 했다고 봤다. 하지만 포장 업무 특성상 포장 사양이나 규격에 관해 도급인과 수급인이 같은 기준을 공유할 필요가 있고 포스코엠텍의 업무가 사전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이뤄진 점, 사양 결정 과정에 포스코엠텍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들어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MES는 철강 생산을 포함한 제조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공정 제어 시스템이다. 그간 법원 판례는 MES를 불법 파견의 증거로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판례가 처음 나온 것이다. 포스코 측을 대리한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MES, 작업사양서 등이 도급관계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처음 인정한 판결로, 유사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엠텍 소속 근로자 외 나머지 원고들로부터 패소한 부분에 대해 포스코 측이 상고해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문제는 2022년 2월 같은 포스코엠텍 노동자들에 대해 광주고등법원은 불법 파견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대법원이 4년째 심리 중인 이 사건을 파기해 서울고법 판단에 힘이 실린다면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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