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8)는 이번 설 연휴 때 국내 한 호텔에서 출시한 ‘차례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맞벌이여서 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할 여유가 없다”며 “호텔 음식이라 가격이 좀 비싸지만 맛과 위생 측면에서 믿을 만해 시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13일 국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명절 상차림 수요가 커지면서 호텔 등에서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은 4인 기준 33만원, 6인 기준 45만원에 상차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갈비찜, 조기, 모둠전, 잡채, 한과 등 주요 차례 음식을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
경기 수원의 한 호텔은 곰탕, 갈비찜 등을 포함한 ‘명절 투고(To-go) 세트’를 내놨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도 셰프가 조리한 전과 나물, 육류 요리를 포함한 상차림 세트 예약을 받고 있다.
온라인 상차림 대행 업체도 특수를 맞고 있다. 3~4인 기준 12만7000원대부터 10~13인 기준 50만~60만원대까지 나와 있는데 수요가 많아 일손이 달릴 정도다. 기본 구성만으로도 과일 3종, 전 4종, 나물 3종, 생선과 건어물, 탕국·시루떡 등 제수 음식에 향초·지방 등 제례용품까지 포함된 ‘풀세트’다. 고급형 상품은 돼지수육, 소산적, 자숙문어 등의 음식이 추가된다.
이처럼 상차림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는 최근 식자재 물가 상승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필수 품목 기준 비용은 전통시장 23만3782원, 대형마트 27만1228원으로 전년 대비 4.3% 올랐다. 직접 장보기와 조리 등 노동·시간 비용을 감안하면 상차림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전과 지단 등 노동집약적 품목을 대량 생산해 단가를 낮추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대형 대행업체와 호텔 등이 가세하면서 동네 반찬가게나 소규모 한식당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종로구 전통시장의 한 반찬가게 점주는 “젊은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외면하다 보니 단골손님 위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명절 상차림을 간소화하고 외주화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며 “직접 조리하는 게 아니다 보니 맛과 위생 측면에서 차별화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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