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아이스팩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SAP 사용률은 2019년 말 80%에서 2024년 1%로 6년 만에 79%포인트 급감했다. 물을 냉매로 쓰는 물 아이스 팩이 SAP 자리를 메웠다. 2019년 거의 쓰이지 않던 물 아이스팩은 지난해 사용률이 99%로 조사됐다.
SAP는 미세플라스틱 성분의 고분자 화합물로 자연 분해되지 않는 환경오염원이다. SAP가 사라진 주요인은 정부가 새로 도입한 ‘폐기물 부담금’ 제도다.
기후부는 2019년부터 연구용역과 실태조사 등을 통해 고흡수성 수지에 ㎏당 부담금 313원을 부과하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21년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2023년 본격 시행했다. 관련 업체들은 제도 개편 이전부터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아이스팩 원료를 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진 것도 정부 규제가 안착할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꼽힌다. SAP는 하수구에 버리면 수분을 흡수한 뒤 부풀어 올라 배관을 막을 위험이 커 무거운 젤 상태에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했다. 물 아이스팩은 내용물을 비우고 버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리배출이 용이하다.
새벽배송과 물류 혁신 등으로 배송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도 물 아이스팩이 확산한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엔 기업들이 장거리 이동을 위해 보랭력이 강한 젤 아이스팩을 선호했다. 기업들도 충전재를 SAP에서 물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았다. 상당수 기업은 냉매 원료를 플라스틱 소재에서 물로 변경한 것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내세울 수 있었다. 젤 아이스팩 폐기물 부담금 정책을 설계한 김효정 기후부 국장은 “아이스팩 사례는 재사용보다 원료 자체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재질 전환’이 훨씬 효율적인 자원순환 모델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