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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삼켜버린 앤스로픽…글로벌 자금 '블랙홀'로

입력 2026-02-13 16:00   수정 2026-02-14 01:33

기업형 소프트웨어(SaaS) 업체 주가 폭락을 촉발한 인공지능(AI) 회사 앤스로픽이 300억달러 규모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당초 목표치의 세 배다. 싱가포르투자청과 카타르투자청 등 국부펀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투자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주식, 채권, 인프라, 부동산 등 전통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큰손이 벤처캐피털(VC) 영역으로 여겨지던 스타트업에 돈을 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12일(현지시간) 시리즈G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는 3800억달러로 평가됐다. 최근 출시된 앤스로픽의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의 위력을 본 투자자 수요가 몰리며 5개월 만에 가치가 두 배로 올랐다. 오픈AI(5000억달러) 턱밑까지 추격했고 세일즈포스(1765억달러), 어도비(1098억달러) 등 주요 SaaS 상장사 시가총액을 가뿐히 넘어섰다. 앤스로픽은 “클로드는 사업 운영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자금 조달은 이와 같은 엄청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300억달러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대형 공모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주요 투자자가 AI 기업 투자를 차세대 산업 인프라를 선점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현상을 딜메이커들에 찾아온 ‘적자생존의 순간(Darwinian moment)’이라고 표현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해 구독료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얻는 것에서 AI 플랫폼을 잡아 미래 이익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리콘밸리 한 대형 VC 파트너는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프런티어랩은 이제 전통적인 스타트업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빅테크에 더 가까운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소프트웨어주가 다시 한번 ‘AI 대체 공포’에 휩싸이며 일제히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2.03% 떨어졌고 다우존스부동산서비스지수(-11.44%), 다우존스컴퓨터서비스지수(-5.17%) 등도 급락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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