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지금 사람들의 열망을 반영한다. '오운완'이라는 해시태그가 한때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매일 운동하는 나를 자랑하는 인증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운동만 하는 것보다, 얼마나 내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충실하게 임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일, 운동, 식단, 여가생활까지 내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모습 자체가 이 시대의 방향성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웰니스'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웰니스는 외모를 가꾸는 것을 말하나. 혹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또는 내면을 수련하는 것을 일컫나. 세가지 다 해당될 것이다. 이제 막 시작되는 웰니스의 세계는 한 줄로 정의하긴 어려울 만큼 층위가 여러겹이다.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이 중요하지만 건강보다는 상위개념이고, 방법론도 중요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웰니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다. 최근 1년동안 2.3 배 관심이 증가한, 가장 핫 한 키워드가 웰니스이다. 26년 1월 현재 한달동안 3만건이 넘는 소셜데이터 언급량을 보이고 있다. 양적으로도, 증가 추세로도 확실한 움직임이다.
웰니스라는 것이 이 시대의 큰 방향성은 맞지만 웰니스의 방향은 어디로 향할까?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 웰니스의 방향성을 들여다 봤다.
다만 이제는 불안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불안을 억지로 밀어내고, 괴로워하면서 자책하기 보다는 나를 이루는 하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것을 미워하기 보다, 이제는 '불안한 나'도 나의 일부분으로 인정하고 그 마음을 관리하면서 사는 영역이 더욱 중요해졌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이사랑 통역이 되나요'가 화제가 됐다. 어찌 보면 단순한 러브스토리 같지만, 마치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한 소설을 보는 듯 했다. 모두의 내면에 '도라미'(고윤정 분)라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이같이 불안하고, 두렵고, 자신 없는. 어릴 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처받은 자아가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데, 다행인 것은 그 불안하고 불편한 자아도 내비칠 수 있을 만큼 진정한 관계가 존재한다.

'이사통'은 그 관계와 믿음을 통해 한 개인이 인간으로서 자유로워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꼭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인간이기에 사랑을 주고 받는 과정과 애착이 중요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애착이라는 것은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절대적인 신뢰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와의 불안정 애착이 발생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낳는다고 한다. 어찌 보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큰 걱정거리인 불안이라는 개념도 결국 나 자신과의 관계 맺기의 어려움, 즉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 아닐까?

이러한 측면에서 웰니스의 거대한 목표는 자기 기분의 평온함을 찾는 일이다. 불안의 반대는 평온함, 편안함, 평안함, 안정감 정도 일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나 자신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편안함을 찾는 방법이고, 불안 관리의 주요 임무다.
요즘 웰니스 산업이 이야기하는 면면을 보면 결국 모든 활동이 자신의 평온함을 고양시키기 위한 것이다. 운동도, 식단도, 명상도, 질 좋은 수면도, 즉각적인 도파민에 절여진 우리들을 안정시켜서 편안하고 평온한 상태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마다 기분 좋고 편안한 상태는 모두 다르다. 그야말로 기분과 마음이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그래서 이 주관적인 감정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과, 개개인이 추구하는 평온함의 기준과 가치를 설정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시대의 주요 가치인 개인화와 맞춤화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불편해 하는지, 또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바로 내면과 마주하는 일이다. 어떨 때 나는 편안함을 느끼는지, 기분이 좋은지, 기분이 나쁜지 탐구하는 일. 나를 찾는 일은 웰니스와 깊게 연결된다.
웰니스의 목표는 자연스러운 행복이다.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자연스러움이란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을 통해 내가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웰니스의 해답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 아닐까? 불안함의 시대에, 나를 돌보고, 관찰하고 탐구해 가는 과정이 웰니스고, 그 길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최근 광화문에 문을 연 웰니스 플랫폼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월 30일에 오픈한 올리브베러를 방문해 봤다. 바쁜 도심 한가운데에서 ‘일상 관리’를 제안하는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게 느껴졌다. 다만 현재의 구성은 아직까지는 섭취형 카테고리에 무게가 실려 있어 보였다.
이는 국내 웰니스가 초기 단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확장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평온을 설계해야하는 불안의 시대에, 웰니스 플랫폼과 브랜드는 진정한 '자기 탐구'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까.
이원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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