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음식은 평소 먹는 것보다 기름지다. 자칫 위생관리에 소홀하거나 과식하면 장염에 걸리기 쉽다. 주변 병원이나 약국 상당수가 문을 닫는 명절, 이런 응급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리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장염 예방의 제1 수칙, 철저한 위생관리
명절 연휴 장염 예방의 지름길은 철저한 위생관리다. 성묘를 다녀오거나 외출하고 돌아온 뒤 손 씻기가 필수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손으로 음식 만지지 말자. 음식이 황색포도상구균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장염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 조리 및 보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을 같이 보관하지 말기, 재가열한 음식이 또 남았을 때는 과감히 버리기, 음식을 4도 이하에서 보관하고,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하기, 상하기 쉬운 음식은 바로바로 냉장 보관하기, 기름기가 많이 묻은 행주는 틈틈이 세탁하기, 도마에 음식물에 많이 묻었으면 잘 닦고 건조시킨 뒤 사용하기 등이 필요하다.
장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충분한 수분 공급이다. 물을 잘 마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물에 비해 흡수가 잘 되는 이온음료도 좋다. 지방 함유량이 많거나 양념을 많이 친 음식과 유제품은 설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이 있는 커피, 코코아, 콜라도 마찬가지다. 술은 당연히 마시지 말아야 한다.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신 음식, 과일, 찬 음식도 피해야 한다. 장염에 걸리면 물조차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장염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몸에서 물을 많이 뺀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탈수할 수 있다.
장염 시 지사제 복용 신중해야…의식 흐려지면 병원으로

장염으로 설사가 생기면 매우 성가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지사제로 빨리 이를 멈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장염이 심하면 지사제가 치료를 더디게 만들고, 심각한 합병증을 만들 수 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지사제 없이 부족해진 수분이나 영양소 등을 공급하는 게 더 좋다.
원인 미생물이 뭔지에 따라 복통, 설사 등 장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달라진다. 빨리 나타나면 오염된 음식을 먹고 2~3시간 뒤에 생긴다. 이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면 치료 없이도 대부분 수일 내에 회복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에게 즉각 진단받아야 한다.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러울 때 △체온이 섭씨 38도를 넘고 어지러운 상태가 48시간 이상 지속될 때 △똥이나 토사물에서 피가 보일 때 △마비 증상이나 복시, 호흡곤란, 사지무력감 등이 생길 때 △평소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이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뒤 오한과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때 등이다. 또 심장, 신장, 간 질환 등 만성 질환이 있으면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출혈 시 상처부위 높이고 깨끗한 천으로 감싸야
자녀가 다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19나 병원의 도움을 받기 전에는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 깨끗한 수건, 옷 등으로 감싼 뒤 손으로 상처부위를 직접 압박해야 한다. 또한 감싼 거즈, 수건, 옷 등이 피에 다 젖더라도 거즈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압박해 지혈해야 한다. 이후 출혈이 멈추거나 느려지면 넥타이나 끈으로 거즈 등을 고정한다. 너무 세게 고정해 피가 흐르는 걸 방해하지 않도록 유의한다.명절 때 음식을 잘못 먹으면 급성 두드러기가 날 수 있다. 두드러기의 원인으로는 음식물 알레르기, 약물, 감염, 물리적 자극 등이 있다. 음식물 알레르기란 인체에 무해한 음식에 대해 과도한 면역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음식물 알레르겐'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단백질이다. 우유, 달걀, 땅콩, 조개, 생선 등이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음식이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원인 음식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친척 집에 가서 명절 음식을 먹을 때 재료가 뭔지 물어보자. 평소 먹지 않던 인스턴트식품을 다 같이 사 먹을 때 라벨을 확인하고 증상을 일으키는 재료가 있는지 보자. 음식물 알레르기 때문에 심한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다면 전문의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미리 물어봐 두는 게 좋다. 만약 명절에 음식을 먹다가 몸에 조금이라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면 먹는 걸 중단하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 대증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긴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응급실로 가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화상부위는 흐르는 수돗물로 식히기
불에 달궈진 조리도구나 뜨거운 기름에 데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상처 부위를 흐르는 수돗물에 약 5~10분간 씻어서 식힌다. 이런 방법으로 조직이 깊이 상처 입는 걸 피할 수 있다. 화상에 의한 통증이나 부종, 쇼크 등도 막을 수 있다. 이때 화상부위를 얼음이나 너무 차가운 물에 노출시키면 통증이 악화하거나 화상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후 화상 입은 부위가 붓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감싼다. 로션과 연고는 바르지 않는 게 좋다.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를 제거하면 감염 위험이 있으니 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뜨거운 이물질이 눈에 닿으면 눈을 가려 움직임 막고 응급실에 가야 한다. 그 전에 흐르는 수돗물에 눈을 대고 충분히 씻는다. 눈을 비비는 건 금물이다. 씻어도 이물이 계속 있다면 손수건 혹은 수건으로 양쪽 눈을 가린 채 응급실에 간다. 눈을 가림으로써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막으면 이물에 의한 각막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기도에 이물이 걸리면 기침 유도 후 ‘하임리히법’
씹는 기능이 약한 아이와 노인은 명절 때 떡을 먹다가 목에 걸릴 때가 많다. 기도에 이물이 걸린 경우, 의식이 있으면 먼저 기침하도록 유도한다. 기침을 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면 뒤에 서서 허리를 팔로 감는다. 그 뒤 주먹 쥔 손을 명치 아래에 놓고 빠르게 위로 밀쳐 올린다. 기도에 걸린 이물이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오도록 같은 동작을 여러 번 한다. 만약 의식이 없어졌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눕힌 다음 가슴을 압박한다.환자가 1세 이하 영아라면 명치를 밀쳐 올리는 것 대신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아이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으로 아이 어깨뼈 사이에 있는 등을 5회 정도 두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돌려 가슴 한 가운데를 5회 압박한다. 이때 입안 이물질이 있으면 제거한다.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이물질을 잡으려고 하다간 자칫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을 입안 옆쪽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에 밖으로 훑어낸다. 이물질이 눈에 안 보이거나 깊숙이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간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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