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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보내고 싶다'…학원비에 29조 쏟아붓는 한국

입력 2026-02-17 08:34   수정 2026-02-17 08:46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부모의 불안이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성공의 문'이 좁은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구조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한성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교육 의존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고찰 및 함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해당 연구는 한국아동패널의 질문 문항과 6807개 표본을 토대로 측정됐다.

연구에서는 부모의 경쟁 압력이 사교육 비용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모의 경쟁압력 점수가 1점 증가할 때 자녀의 사교육 비용은 2.9% 늘어났다.

부모의 경쟁압력이란 자녀의 탁월한 학업 성취와 성공에 관한 기대, 열망과 치열한 입시경쟁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모의 불안감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히 대졸 이상 부모에서 경쟁압력이 높아질수록 사교육 비용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런 불안의 주요 요소로 우리 사회의 좁은 성공 통로로 인한 과도한 경쟁환경을 지적했다.

한 연구위원은 "'좋은 일자리' 취업 확률 10%, '좋은 대학' 입학 확률 4%라는 수치는 제한된 성공 경로와 기회의 불균형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존재함을 보여준다"며 "이런 현실에서는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 세대의 불안과 경쟁 심리가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교생 사교육비는 29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출생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관련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부모의 경쟁 압력을 낮추기 위해선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시장이 높은 임금과 안정적 고용 조건을 갖춘 1차 시장과 낮은 임금, 불안정한 근로 조건을 특징으로 하는 2차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공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다변화하고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를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노력도 필수적이며 공교육과 사교육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려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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