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레이디 두아'가 공개되면서 20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든 가짜 명품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레이디 두아'는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과 그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신혜선이 사라킴, 이준혁이 무경 역을 맡았고 공개 첫 주 38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3위에 등극했다.
극 중 사라킴은 실체 없는 부두아를 유럽 왕실에만 납품하는 상위 0.1%의 VIP만을 위한 명품 브랜드로 포장해 투자를 받는다. 영국에서 유학했다는 사라킴의 이력 역시 모두 가짜였다.
이 같은 설정은 2006년 8월 대한민국을 뒤흔든 '빈센트 앤 코' 사기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다.
당시 청담동에서 필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계 유통업체 대표 이모 씨(42세)는 중국산 및 국산 부품으로 원가 8만~20만원대의 손목시계를 경기도 시흥의 한 공장에서 만든 뒤 '빈센트 앤 코(Vincent & Co)'라는 브랜드를 붙여 '100년간 유럽 왕실에만 한정 판매해온 스위스산 명품 시계'로 둔갑시켜 개당 580만~9750만원에 판매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경찰은 이 씨가 35개 제품을 30여명에게 총 4억460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봤다.
이 씨는 이 시계의 국내 총판, 대리점 운영자들을 모집하면서 총판 운영권 및 보증금 명목으로 4명으로부터 총 15억67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다.
해당 사건은 연예계에도 충격을 안겼다. 당시 유명 연예인의 스타일리스트는 "은밀할수록 유혹도 강해 빈센트 시계가 없으면 왕따 당하는 분위기였다"며 "짝퉁이라도 구입하려고 해외 명품 사이트를 다 뒤졌지만 도무지 알려진 게 없어서 의문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영국, 스웨덴 등 왕실에만 납품하던 시계 브랜드가 창사 100년을 맞아 폐쇄적인 마케팅을 접고 명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에 상륙했다고 브랜드를 포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씨가 체포되기 2개월 전에 진행된 브랜드 론칭 행사에는 배우 최지우, 이정재, 류승범, 엄정화 등 유명 연예인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해당 시계를 직접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
이 씨는 2006년 12월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부품을 홍콩이나 중국 등에서 들여온 뒤 국내에서 조립해 시계를 제작했음에도 유럽 왕실에서만 판매되던 명품 시계라고 속이고 수입 신고 필증을 취득하기 위해 제품 중 일부를 스위스로 가져가 역수입하는 등 범행 방법이 치밀한 데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볼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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