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려면 결국 자금 조달이 필요합니다. 자금 조달을 위한 선택지가 줄어들수록 한국 산업의 성장 여력도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13일 기자와 만난 박성준 대신증권 IB총괄 부사장(사진)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단이 최근 빠르게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계열사 상장 및 유상증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박 부사장은 “기업으로선 자금 조달 수단이 많을수록 선택이 수월해지는데 지금은 오히려 ‘덜 나쁜 선택’을 고르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은 금리와 부채비율의 제약을 받고 있고, 자산유동화나 주가수익스와프(PRS)는 상환 부담이 따른다. 반면 유상증자나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장기 자본 확충 수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성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결국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성장 산업에서의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전제조건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올해 IB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로 인수금융을 꼽았다.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대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면서 인수합병(M&A)이 늘고 있고, 그만큼 인수금융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작년에도 리파이낸싱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올해는 인수금융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 선순위는 연 5%대 초중반, 중순위는 6%대 수익률이 형성되고 있어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쟁이 과열되면 금리 왜곡과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3~5년 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증권 IB사업부문은 최근 몇 년간 외형과 내실을 빠르게 키웠다.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은 채권발행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2024년 대표주관 회사채 건수는 26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40건을 넘어섰다. 수수료 기준 시장 점유율도 3%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박 부사장은 “커버리지 강화, 신디케이션 조직, 인수금융 전담 조직까지 큰 틀의 세팅을 마쳤다”며 “이제는 단순히 건수 경쟁이 아니라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와 환율 급등에 대해서는 ‘뉴노멀’로 봤다. 그는 “현재 환율 상승은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보다 수급 요인이 크다”며 “환율 숫자만 보고 과거 위기와 동일시해 시장 리스크를 과도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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