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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부담에 급매물 증가…전·월세 시장은 불안 우려"

입력 2026-02-18 16:14   수정 2026-02-19 00:33

“상반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임대사업 관련 규제 등 정부 정책이 시장 향방을 결정할 겁니다.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봅니다.”

학계·분양·금융 분야 전문가 5명은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변수와 전망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히던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등은 영향력이 작아질 것으로 봤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는 5월 10일 전까지는 다주택자와 잠재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시장을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금 중과를 피하기 위한 급매물 출회로 시장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매입을 계획하는 무주택자라면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수요자에게 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설 이후 부동산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유세 인상, 임대사업 관련 규제 등 정부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 5명 중 4명의 답변이었다. 금리 영향은 당분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자체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집값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리를 내려도 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시장이 서서히 실수요자인 매수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전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나올 수 있어서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의 다주택자는 양도세율이 기본세율(6~45%)에 더해 주택 수에 따라 최대 30%포인트 높아진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핵심 지역의 조정폭이 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윤 위원은 “강남의 고가 아파트 집주인은 보유세 상승 우려가 크고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올라 팔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대출 규제 속에 고가 주택을 살 수 있는 수요자는 적어 하락 전환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4월 중순까지 나오고,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물량도 나와 공급이 늘 것”이라며 “가격이 크게 내리진 않겠지만 수요자가 살 만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택자라면 급매물이 나오는 이 시기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해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을 살 수 있도록 세입자의 임대 기간(최대 2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신상열 한아름 대표는 “정책에 따른 물량 출회를 노려 살 수 있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라며 “가용 현금을 계산해 인기 주거지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불안한 임대차 시장…월세화 가속”
전·월세 가격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정부가 등록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을 줄이는 정책을 내면 전·월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윤 위원은 “중산층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임대가 사라지면서 주거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임대차보호법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올리기 쉽지 않아 반전세 등 월세가 늘고,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파트 임대 수요가 비아파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홍록희 마케팅리더스그룹 대표는 “아파트 임대를 막으면 개발업체와 세입자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조정 흐름이 5월 이후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다주택자의 일부 매물 소화 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집주인이 버티거나 증여를 택할 수 있어서다. 홍 대표는 “서울은 공급 물량 부족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 강보합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며 “5월 양도세 중과 시행 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면 새 아파트 수요가 커지고 이것이 다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공사비 상승 부담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새 껑충 뛴 공사비가 고공행진 중”이라며 “착공과 분양 물량 확대에 공사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공사비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위원은 “경기 지역의 전용 84㎡ 분양가가 7억~8억원에 나올 때 9억원 이하 집값은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공사비 상승이 결국 분양가를 올리고, 이것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1·29 공급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윤 위원은 “입지가 좋은 지역에 공급 계획을 내놔 시장 심리 안정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 교수는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손주형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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