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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수도 없는데…'금빛점프' 최가온 철심 박은 허리 화제 [2026 밀라노올림픽]

입력 2026-02-18 16:51   수정 2026-02-18 17:27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의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이 미국 방송사 NBC가 선정한 대회 전반기 '10대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NBC는 17일(현지 시각) 개막 10일을 맞아 공개한 주요 장면 10선에서 최가온의 금메달을 8번째로 소개하며 "클로이 김의 3연패가 유력해 보였지만 이를 막아낸 유일한 선수는 한국의 17세 신예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자가 스승을 이긴 셈"이라며, 경기 후 두 선수가 함께 기뻐하는 장면을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한국이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스키·스노보드·바이애슬론 포함)에서 획득한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결선 1차에서 크게 넘어져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음에도 마지막 3차 시도에서 가장 높이 점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눈물을 흘리며 절뚝거리던 그에게서 어떻게 그런 파워 넘치는 점프와 금빛 묘기가 가능했는지 18세 답지 않은 투혼이 돋보였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허리 수술을 할 당시 최가온의 허리 철심 사진이 공유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살벌한 철심이 박혔던 사진에 네티즌들은 "말 그대로 몸을 갈아서 만든 금메달이다", "나이를 떠나 리스펙이다"라고 경탄해 마지않았다.

경기 당시 총 세 차례의 시기 중 최가온은 1차 시기 첫 공중 동작을 무난하게 처리했지만, 두 번째 점프에서 균형을 잃고 크게 넘어졌다. 머리와 허리가 바닥에 닿으며 그대로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까지 투입되면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최가온은 이후 "사실 넘어지고 처음에 '올림픽 여기서 그만해야 하나' 하고 위에서 엉엉 울었다"라고 밝혔을 정도였다.



2차 시기를 앞두고 전광판에 'DNS(출전하지 않음)' 표시가 잠시 뜨면서 기권 가능성까지 제기됐으나, 최가온은 출발대에 다시 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착지 과정에서 흔들리며 점수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순위는 11위까지 밀렸다. 사실상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어진 상황이었다.

최가온의 아버지는 "포기하지만 말아봐. 올림픽이잖아"라며 딸을 다독였고 마지막 3차 시기만이 남아 있었다. 최가온은 출발과 동시에 과감하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첫 점프에서 안정적인 900도 회전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탔다. 그랩 동작은 깔끔했고, 착지는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720도 회전 기술을 매끄럽게 연결하며 리듬을 이어갔고, 마지막 점프까지 실수 없이 마무리하며 포효했다.

그 곁에는 최가온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와 그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클로이 김이 있었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의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클로이 김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최가온을 각별하게 챙겼다. 올림픽 포디움 정상에 두 번이나 올라 본 경험자로서 최가온이 빛날 수 있게 매무새를 정리해 주는가 하면, 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 단상에 내려올 때는 최가온의 다친 다리를 걱정하며 부축했다.



최가온의 역전 드라마는 하루 전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이 선정한 전반기 '7대 명장면'에도 포함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가온은 ""무릎에 힘이 빠져서 힘이 안 들어가서 이 악물고 힘 빠질 때마다 힘주려고 노력하면서 버텼던 것 같다"면서 "한번 넘어지고 나면 악바리 근성이 나와서 그건 좀 엄마 아빠 둘 중 둘 다 좀 세 가지고 유전적인 것 같다"고 대역전극의 배경을 전했다.

동작이 과격하다 보니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선수들은 부상을 달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가온 역시 지난 2024년에 척추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한 바 있다.

당시 신동빈 대한스키협회장이 수술비 전액 7000만원을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가온은 "회장님께서 치료비를 지원해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자필 편지를 전해드렸다.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긴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며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최 선수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축하 서신을 전했다. 신 회장은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준 최가온의 소식을 듣자마자 꽃다발과 케이크를 보내 축하했다.

최가온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를 올리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전날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롯데웰푸드 덕분에 내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신 회장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협회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계열사 간부들이 차례로 회장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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