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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넘어 美·英까지…영토 넓히는 은행들

입력 2026-02-18 17:05   수정 2026-02-19 01:15

국내 시중은행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텃밭’인 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으로 공략 범위를 넓히는 분위기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이자 장사’ 오명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 공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베트남 중앙은행에서 ‘IBK베트남법인’의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예비인가 획득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본인가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베트남에서 2개 지점(하노이·호찌민)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국내 시중은행의 현지 법인 출범을 추진하는 건 신한·우리은행에 이어 세 번째다. 기업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외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부문의 선두 주자인 신한은행은 싱가포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 ‘글로벌 자본시장 데스크’를 설치했다. 해외 지점에 별도 데스크를 설치한 건 영국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에 발맞춰 아시아 금융시장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투자금융(IB) 주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1조원대 글로벌 실적(세전이익 기준)을 기록하는 등 해외 영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 인도네시아’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적자를 지속해 온 KB뱅크 인도네시아는 부실 여신 정리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부터 흑자 전환 등 경영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이자이익 개선 속도
은행들의 시선은 동남아를 넘어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하나·우리은행은 미국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꼽았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의 대출·외환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미국 현지 법인 ‘하나뱅크USA’에 1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해 실탄을 장전했다. 우리은행은 조지아·텍사스 등 국내 기업 진출이 늘어나는 미국 남부 지역으로 거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은 유럽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인가를 획득한 영국 런던지점이 핵심 거점이다. 여신·무역금융·신디케이션 중심의 사업 모델을 구축해 유럽 공략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국내 시장의 성장성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이익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일 수 있는 해외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1조392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전체 순이익(1조5719억원)의 88.6%에 육박하는 수치다. 해외 점포(법인·지점·사무소)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08개에서 현재 112개로 확대되는 등 꾸준히 오름세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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