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댄스의 등장에 글로벌 콘텐츠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주먹다짐하는 생생한 장면을 간단한 텍스트 두어 줄로 만들 수 있어서다. 영상 품질도 수준급이다. 움직임이 어색하거나 대사와 입 모양이 맞지 않는 등 AI 콘텐츠 특유의 부자연스러움이 거의 없다. 영화 ‘데드풀’의 작가 랫 리즈가 “우리 일은 끝난 것 같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미국 콘텐츠 기업들은 바이트댄스에 저작권 침해 중지를 요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중국은 미국 기업들을 긴장하게 하는 AI 기술을 수시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빅테크들을 놀라게 했다. 개발에 투입한 비용이 미국 빅테크의 10분의 1 수준임에도 코딩과 수학 등에서 최신 실리콘밸리 AI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보여줬다. AI가 거대 자본을 갖춘 미국 빅테크의 전유물이라는 건 옛말이 됐다. 중국만 해도 바이트댄스, 딥시크 같은 경쟁력 있는 AI 기업이 수두룩하다.
한국 기업이 속도전으로 치닫는 AI 기술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오픈소스로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된 신기술을 발 빠르게 받아들이고, AI 개발을 위한 조직과 투자도 과감히 늘려야 한다. 정부가 할 일도 많다. AI 관련 규제를 풀고 연구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시댄스 같은 AI 신기술은 사회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콘텐츠 제작·편집 업계가 무너지고, 가짜 동영상이 범람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산업 생태계는 물론 사회 파급력까지 고려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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