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령 5년 기준 중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가격은 최근 1억2400만달러(약 1828억원)로 1년 전보다 8.6% 올랐다. 반면 같은 등급의 신조선 가격은 1억2850만달러(약 1894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2.4% 하락하며 중고와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1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역시 중고선가는 오르고 신조선가는 내리면서 중고 가격이 신조선가의 86%까지 올라왔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역시 중고선가가 6700만달러(약 987억원)로 상승해 신조선가(7500만달러·약 1105억원)와의 차이가 10%로 좁혀졌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3대 선종의 신조선가 대비 중고선가 비율이 최근 5년 평균 80%인 것을 감안하면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고선가는 통상 단기 해상 운임 전망이 밝을 때 강세를 보인다. 중고 선박 가격은 운임으로 벌어들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신조선을 발주하면 인도까지 3~4년이 걸리지만, 중고선은 매입 즉시 투입할 수 있어 단기 시황이 좋을 땐 중고 가격이 새 배와 비슷해지곤 한다. 볼틱익스체인지가 집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중국 닝보 노선의 원유운반선 운임지수(WS)는 1년 전 WS47에서 이달 WS112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중고선가 강세가 지속되면 신조선가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선주들은 신조선을 주문할 때 ‘인도 후 중고로 되팔면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느냐’를 전제로 투자수익률을 계산하는데, 중고선가가 오르면 신조선의 잔존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는 호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년치 일감이 쌓인 만큼 조선사들이 제값을 받는 수주에 나설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고 가격이 뛰면 선주들이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더 오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어느 정도 가격 인상을 수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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