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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아닌 특혜 준 정치인이 사회악"…야권 겨눈 李대통령 메시지

입력 2026-02-18 17:26   수정 2026-02-19 01:58

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다주택 보유와 관련한 글을 SNS에 여러 차례 올렸다. 이 과정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SNS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세제·대출 규제 강화, 임대주택 제도 개선 등 정책 수단 동원에 집중하며 다주택자 매물을 압박하던 데서 대야(對野)로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전쟁’ 전선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직접 비판한 李

이 대통령은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새벽 ‘X’(옛 트위터)에 “사회악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썼다. 장 대표가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 모습이 애처롭고 우려스럽다”고 페이스북에 비판한 지 15시간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며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줘 투기를 조장했다면 문제”라고 했다.

이어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이 아니라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다주택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비판적인 장 대표 등 야당 정치인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X에 여덟 차례 글을 올렸는데, 이 중 절반이 다주택자 등 부동산 시장 관련 글이었다. 이 대통령은 16일에는 “국민의힘은 작은 땅덩이에 수도권 집중까지 겹쳐 부동산 투기 요인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소수의 투자·투기용 다주택 보유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걸까”라며 “설마 그 정도로 상식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불참 통보로 무산된 12일 청와대 여야 대표 오찬 때 장 대표에게 물어보려 했다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도 썼다.

장 대표가 자신을 6주택자라고 비판하는 여권을 겨냥해 노모가 거주하는 충남 보령 시골집 사진을 공유하며 “불효자는 웁니다”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같은 건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투기 목적으로 여러 집을 보유하고, 정부가 이들에게 각종 금융, 세제 혜택을 제공해 온 상황을 지적한 것”이라며 “장 대표의 정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여 “국민이 지지” 야 “갈라치기”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SNS 메시지 타깃이 설 연휴를 기점으로 다주택 투기 세력에서 야권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이 대통령은 서울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록 임대주택 제도 개선, 만성적 대출 만기 연장 같은 정책 차원의 접근을 해 왔다. 이 대통령도 “정책 수단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설 연휴 기간 야당 대표의 SNS 공격에 직접 반응하며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을 두고 지지층 결집과 여론 갈라치기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왔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정치권을 ‘사회악’에 빗대며 비판한 데 대해 “이 대통령도 정치권 중심에서 정책과 입법에 참여해 온 당사자”라며 “과거의 구조적 문제를 남의 일처럼 말하는 태도는 책임 있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방침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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