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방사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달 초 KDDX 선도함 건조 사업비를 상세설계비 200억원을 포함해 총 882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2023년 12월 기본설계 종료 직후 책정한 금액이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t급 최신 구축함 여섯 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국책 사업으로, 방사청은 선도함을 2032년 말 해군에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사청은 오는 23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획’ 안건을 상정하고 선도함 가격과 입찰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말 입찰 공고를 거쳐 여름 안에 최종 계약을 맺는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방사청이 책정한 선도함 건조 비용에 대해 방산업계가 “최소 2000억~3000억원 이상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함정 원가를 보면 선체를 건조하는 노무비와 재료비는 20%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탑재 장비와 각종 자재 등 원자재 비용”이라며 “3년 전과 비교해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급등해 기업은 물론 협력업체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방산업체 관계자는 “가스터빈 등 핵심 장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사업자가 확정되지 않아 발주조차 하지 못했다”며 “수입 가격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 역시 선도함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한 이유”라고 했다.
업계는 선도함 가격이 향후 2~6번함 건조 비용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한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는 “2030년대에 건조될 6번함까지 감안하면 현 가격을 기준으로 할 경우 누적 손실이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며 “손실이 명확한 계약을 맺으면 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방사청은 업계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기존보다 약 200억원 증액한 9000억원 선까지는 조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비는 기본설계 결과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산정됐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도 반영해 추가 증액을 검토·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방사청과 업계 간 사업비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KDDX 사업이 다시 표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요구를 수용하면 전체 사업비는 기존 7조8000억원에서 9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행법상 국책사업 비용이 예정 사업비 대비 15% 이상 증가하면 사업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전력화 일정이 또다시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경제부 역시 KDDX 사업비 증액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업 성공과 안정적 전력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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