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범 이후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던 세종시가 지난해 처음으로 전출자가 더 많은 ‘연어 도시’로 바뀌었다. 세종시에 터를 잡은 사람도 자녀가 중·고교, 대학에 진학하는 시점이 되면 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남대전특별시 출범으로 거점 도시가 커지면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으로 이주한 사람은 5만4355명, 세종을 빠져나간 사람은 5만4402명으로 집계됐다. 세종 순유출 인구는 47명이었다. 인구 유출은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세종시는 2015년 5만3044명, 2016~2017년 3만 명대 인구가 순유입됐다. 2018년(2만3724명)과 2019년(1만3025명) 차례로 3만 명, 2만 명 선이 무너지더니 2023년 순유입자가 1690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은 자녀 교육을 위해 세종을 빠져나가는 직장인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세종시민이 가장 많이 전출한 지역은 대전이다. 2만2000여 명이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경기(1만6000여 명), 서울(1만5000여 명) 등 순이었다. 수도권으로 이주한 세종시민 상당수가 자녀 교육 때문에 세종의 집을 세놓고 이주한 지역에서 전세살이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은 “중앙부처 과장급의 3분의 1가량은 서울에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을 이유로 세종시를 빠져나간 사람이 들어온 사람보다 1만2000명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2015년만 해도 30대와 40대 초반의 부모와 이들의 14세 이하 자녀가 각각 1만9062명, 1만3492명 세종시로 순유입됐다. 지난해엔 입시를 준비하는 중·고교생과 대학생이 된 15~24세 인구가 1002명 순유출됐다. 이들의 보호자 나이대인 40대와 50대 초반도 696명 순감소했다. 세종시의 15~24세 연령층은 2023년부터 순유출로 전환했다.
2022년까지는 60대 이상 고령자가 세종으로 순유입됐지만, 최근에는 고령층도 세종을 빠져나가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이나 대전으로 나갔다가 교육을 마치면 집이 있는 세종으로 회귀하던 흐름이 끊긴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세종으로 이주한 사람은 대전(2만3000여 명)과 경기(1만6000여 명), 충남(1만4000여 명) 순으로 충청권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전·충청 지역이 세종시 인구 공급 기지에서 세종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충남대전특별시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통합 특별시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데다 충남대전특별시도 영재고 국제고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 최고 수준의 육아 환경에 이끌려 세종으로 향하던 충청권 주민이 발길을 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세종시 상권은 빠르게 망가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0.8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수익률은 임대료 수입과 상가 부동산 가치 상승률을 합한 수치다. 집합상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모든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수익률은 4.28%다.
지난해 세종시 집합상가 임대료(㎡당)는 1만8200원으로 2024년보다 4.24% 하락했다. 전국 평균(-0.55%)보다 감소 폭이 약 여덟 배 컸다. 2014년 1분기만 해도 세종시의 임대료는 ㎡당 4만700원으로 서울(4만96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지금은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다.
정영효/남정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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