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송전 선로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전력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계통 접속 대기가 길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교차 발전’이라는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했다. ◇ 전력 공급 앞당겨
한수원은 지난해 9월부터 경북 안동 임하다목적댐공원에 설치한 47메가와트(㎿) 규모 임하댐 수상 태양광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1992년 완공된 임하댐은 생활·공업 용수를 공급하는 동시에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다목적댐이다. 2021년 국내 1호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로 지정된 뒤 지난해 7월부터 수상 태양광이 설치됐다.이곳에서 이뤄지는 ‘교차 발전’은 서로 다른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동일한 송전 선로를 공유하며, 송전 시간대를 나누어 송전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발전은 낮 시간대에 송전하고, 수력 발전은 태양광이 송전하지 않는 시간대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교차 송전한다. 하나의 송전 선로를 24시간 동안 이용해 송전 선로 이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건설할 때 그 용량에 맞는 송전 선로 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송전 선로 보급 측면에서 막대한 비용과 주민 수용성 확보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여기에 교차 발전은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송전 선로 이용을 최대화한다. 이를 통해 전력 수요와 생산의 불균형 및 부족한 송전 선로 용량으로 인한 송전 중단과 출력 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한수원은 임하 수력 다목적댐 수면에 수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임하 수력 발전소가 사용하던 송전선로를 공유하며 교차 발전 운영 경험을 쌓았다. 임하댐 수상 태양광은 계통 접속 대기가 지연되면서 당초 2031년 이후에나 상업 운전이 가능할 전망이었다. 하지만 교차 발전이라는 해법을 통해 2025년에 상업 운전을 개시함으로써 6년이나 송전 접속 대기기간을 앞당길 수 있었다.
상업 운전 개시 시점을 앞당김에 따라 안동시 전체 가구의 25%에 해당하는 2만 가구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인 약 308기가와트시(GWh)를 대기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 모델 확장 가능
교차 발전을 도입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국내에는 관련 제도와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한수원은 관계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의와 협조를 통해 상향식 제도 개선을 이끌어 냈다. 이 과정에서 교차 발전 운영 조건을 마련했고, 조건 위반에 따른 페널티 규정, 수상 태양광과 수력 발전 사업자 간 이해 갈등 조정 방안을 수립해 교차 발전을 승인받았다. 또한 허가 규정 개정안을 제안하며 제도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한수원은 해당 해법이 다양한 부지와 재생에너지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목적댐, 발전용 댐과 연계한 수상 태양광 모델은 임하댐 수상 태양광과 같이 유휴부지인 수면과 기존 송전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야간에 풍속이 강해지는 우리나라 기상 특성상 일몰 이후 시간은 풍력 발전으로 송전하고 일출 이후 시간은 태양광 발전이 송전하는 모델도 새롭게 고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수발전소와 수상 태양광, 풍력 발전소의 교차 발전도 시도된다. 수상 태양광 또는 풍력발전소에서 발전하는 시간대에는 양수발전소는 펌핑을 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이 낮은 시간대에는 양수발전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면 양수발전소와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효율적인 교차 발전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송전선로를 확보할 때까지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교차 발전은 송전선로를 더 많이 짓는 것 못지 않게 ‘기존 송전 설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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