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고도화와 직무 세분화로 하나의 자격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존 국가기술자격에 추가 직무역량을 인정하는 ‘플러스자격 시범사업’을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 플러스자격, 토목·건축으로 확대
인공지능(AI)·로봇과 데이터 기반 자동화, 스마트건설 등 신기술은 직무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자격체계는 변화를 따라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플러스자격은 국가기술자격의 공신력을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기술 환경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입됐다. 플러스자격은 국가기술자격 취득자가 생성형 AI 등 신기술·신융합 분야의 직무역량을 추가로 습득했을 때 이를 기존 자격증에 표시해 주는 확장형 자격제도다. 새로운 자격을 신설하기보다 기존 자격 위에 추가 역량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국가기술자격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시범사업은 산업계 수요가 많고, 현장 적용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와 관계 기관 협업을 통해 추진됐다. 2020년 정보기술(IT)·사업관리 ISC와 전자 ISC가 참여해 ‘인공지능 응용 소프트웨어(SW) 개발’과 ‘가상훈련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첫 시범 운영을 실시하며 제도의 틀을 마련했다.
2024년에는 자동차 ISC를 중심으로 교통안전공단과 협업해 자동차정비산업기사 취득자가 전기자동차 검사 관련 훈련을 이수하고 평가를 통과하면 ‘전기자동차 검사’ 플러스자격을 부여했다. 전기자동차 확산에 따라 현장에서 요구되는 신규 직무역량을 기존 자격과 연계해 반영한 사례다.
올해는 토목·건축 분야 건설정보모델링(BIM)으로 확대했다. BIM은 3차원 모델에 공정과 공사비 같은 건설정보를 결합해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건설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BIM 플러스는 토목·건축 산업기사나 기존 국가기술자격 취득자가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증에 해당 역량을 추가로 표기해 주는 제도다.
◇ 재배치·재교육까지 활용
건설 ISC와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가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토목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 보유자를 대상으로 BIM 교육과 평가를 진행했다.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는 “플러스자격 시범사업은 미래 건설인력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BIM 기술을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시키는 매개체”라며 “스마트건설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BIM 전문인력 확보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플러스자격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계 수요를 출발점으로 한다는 점이다. 산업인력공단은 ISC 등 산업계 대표 기관이 참여하는 수요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추가 직무역량을 발굴한 뒤 기존 국가기술자격과의 연계성, 직무 범위의 명확성, 교육·평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운영 분야를 선정한다.
플러스자격은 자격취득자와 기업 모두에 활용 가치가 높다. 자격취득자는 기존 국가기술자격을 바탕으로 추가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경력 개발과 직무 확장에 도움이 된다. 기업 역시 인력의 기본 자격과 함께 검증된 추가 직무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자격증의 초기 활용단계인 채용을 넘어 배치, 재교육 과정에서도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인력공단은 올해도 산업계 수요조사를 실시해 플러스자격 운영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AI와 데이터 활용 등 직무 변화가 빠른 신산업·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자격증에 추가 역량을 공식 기재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화도 병행 추진한다. 천학기 산업인력공단 능력평가이사는 “플러스자격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국가기술자격을 기반으로 현장이 요구하는 추가 직무역량을 유연하게 반영하기 위한 제도”라며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실제 활용도가 높은 분야 중심으로 운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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