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자재의 제조부터 유통, 시공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건축자재 통합관리 플랫폼’이 2027년 도입된다. 정부는 건축자재의 이력을 디지털로 관리해 실효 있는 안전관리에 힘쓰는 한편, 기업의 불필요한 성능시험 절차는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기반 통합 이력 관리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제조·유통·시공 단계별 참여 업체가 QR코드와 모바일 앱을 통해 자재 이력을 기록 및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는 ‘건축자재등 품질인정 및 관리 세부운영지침’ 개정과 맞물려 추진된다. 개정안은 화재 안전 기준은 강화하되 현장의 과도한 규제는 합리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침은 건축자재 품질인정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마련해 국토부 승인을 받아 운영한다. 국토부는 해당 지침 개정안을 20일 승인할 예정이다.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는 화재 안전성이 중요한 자재에 대해 성능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에 맞게 제조·시공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현재 내화구조, 방화문, 자동방화셔터, 내화채움구조, 복합자재(샌드위치 패널) 등 5개 자재가 대상이다. 성능시험을 통과한 제품에는 3~5년 동안 유효한 품질인정서가 발급된다.
이번 개정으로 기업 부담이 컸던 반복적인 성능시험 절차가 간소화된다. 그동안 품질인정을 받은 이후에도 공장 이전이나 설비 교체 등 생산 여건에 변화가 생기면 제품별로 다시 성능시험을 받아야 했다. 단순한 이전이나 성능이 더 우수한 설비로 교체하는 경우에도 예외가 없어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비용·시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공장을 이전하거나 동등 이상 성능의 설비로 교체하는 경우 성능시험이 면제된다. 대신 관련 서류 검토와 공장 확인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도록 했다. 기업의 시설 투자와 생산 효율화를 막는 과도한 절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전문성 보완책도 마련됐다. 제조공장이나 시공현장 점검에서 문제가 확인된 자재는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품질인정 취소 등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청문이나 서류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기업이 원할 경우 관련 협회가 위원회에 전문 의견을 제출하거나 현장 점검에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재 안전 기준은 강화했다. ‘복합 방화셔터’ 품목을 새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일체형 방화셔터는 불이 났을 때 충격을 받으면 개폐가 어려운 한계가 있어 2022년 1월 31일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현행 규정은 자동방화셔터를 방화문에서 3m 이내에 별도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대형 쇼핑센터 등 개방 공간이 많은 건축물에서는 별도 방화문 설치로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현장 의견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방화문과 자동방화셔터를 하나의 제품으로 인정하는 ‘복합 방화셔터’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복합 방화셔터의 성능 기준을 볼 때 기존 방화문과 셔터 기준에 더해 내충격성과 개폐 기준을 추가 적용하는 방식으로다.
정승수 국토부 건축안전과장은 “화재 안전성은 지속해서 개선하면서 현장의 절차상 불편은 과감히 줄였다”며 “앞으로도 업계 간담회 등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무작위 선별 및 제보 기반 점검을 확대해 품질인정 자재의 제조·시공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개정안 전문은 20일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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