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객들이 가까운 목적지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마 두 가지일 테다. 짧은 휴가와 적은 예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일본을 즐겨 찾는 이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지가 등장했다. 바로 파라타항공의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다.
파라타항공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취항해 주 7회 운행하고 있다. 재방문율이 높은 일본행 여행자들 사이에는 벌써 입소문이 자자한 항공편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갖췄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저비용 항공사(LCC) 비즈니스 클래스의 경우 널찍한 공간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기내식, 담요, 생수까지 따로 구매해야 하는 곳도 있다. 반면 클래스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파라타항공의 포부다. 이를 체험하기 위해 나리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유 공간. 앞좌석과의 간격은 74인치(188cm), 너비는 21인치(53cm)로 넉넉했다. 두 다리를 쭉 뻗어도 앞좌석에 닿지 않을 정도인데, 이코노미 클래스는 물론이고 대형 항공사(FSC)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비교해도 확연히 넓은 정도다.

풀 플랫 시트로 180도 젖혀져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투 보관, 이륙 전 음료 서비스 등 클래스 전용 승객을 위한 서비스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졌다. 파라타항공에서 직접 개발한 시그니처 음료 ‘피치 온 보드’는 상큼한 복숭아 맛 음료로, 이륙 후에는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도 제공된다.
짧은 비행에 몇 명이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까 하는 의구심과는 달리 좌석은 만석이었다. 컴포트석(일반석)을 이용하는 고객이 10만 원만 추가로 지불하면 좌석을 업그레이드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덕분이었다. 제 가격을 주고 구입하더라도 인천-나리타 왕복 항공권 가격은 60~70만 원 선. 대형 항공사의 이코노미 클래스 정도의 가격이니 합리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흑백요리사 2>에서 ‘사시미 검객’으로 활약한 최규덕 셰프가 감수를 맡은 기내식이 그렇다. 비행시간이 짧다 보니 한상 차림이지만, 가지 미소바질 샐러드, 새우카츠 샌드, 진저 사워크림 케이크까지 전식·본식·후식까지 모두 갖췄다. 맥주·칵테일 등 주류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여타 항공사들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두 시간여의 비행 후, 나리타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했다.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서비스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은 이때부터다. 나리타공항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파라타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는 ‘패스트 레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항공권을 보여주면 일반 승객들과 구분된 별도 창구에서 입국 수속을 진행할 수 있다.

나리타 국제공항은 혼잡도로 세계 10위 안에 꼽히는 분주한 곳이지만, 덕분에 줄을 서지 않고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비행기 착륙 이후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공항을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5분. 시간을 절약하고 바로 일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출국 시에도 패스트레인을 이용해 수속을 빠르게 마칠 수 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하고, 지치기 쉬운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을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매력적인 선택지다.

소문난 라면 맛집
컴포트 클래스 승객들에게도 놓치면 안 될 즐거움이 있다. 바로 라면. 저가 항공에서는 컵라면을 판매하지만, 파라타 항공에서는 대형 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나 맛볼 수 있는 손수 끓인 라면을 제공한다. ‘시그니처 라면’을 주문하니 요리 못지않은 비주얼의 라면이 등장한다. 눈에 띄는 것은 푸짐한 고명. 튼실한 전복과 신선한 채소 고명이 듬뿍 올라가 있다. 홍고추와 청고추, 파채는 라면에 칼칼함과 알싸함을 더한다.
통상 비행기 안은 기압이 낮고 건조해 미각이 둔해진다고 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지상에서보다 맛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칼칼한 라면 국물과 반찬으로 제공된 볶음김치의 조합은 기내 환경의 한계도 이겨낸다. 특히 해외의 밍밍한 음식에 질린 입맛을 깨우는 해장라면으로 제격일 듯하다. 가격은 1만2000원. 풍성한 토핑에 정성이 느껴지는 라면 한 그릇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인다.

기내에서 라면 냄새의 유혹은 강력하다. 한 명이 주문하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온다. 그러나 아쉽게도 라면과 냉면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승무원의 본업인 안전 업무에 충실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기 전부터 ‘라면 주문은 언제부터 할 수 있냐’는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기자가 비행기에 탑승한 날도 이륙 전 일찌감치 주문이 마감됐다.
파라타항공은 현재 베트남(푸꾸옥, 다낭)과 일본(도쿄, 오사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오는 2027년에는 미국·유럽으로 장거리 노선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