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약 3367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을 일으킨 쿠팡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19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보고했다. 단순 유출을 넘어 도용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근거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대신 쿠팡 측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이달까지 넘겨받고, 미국 정치권에도 유출 규모 등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을지로위원회 쿠팡 개인정보 유출 대책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징금, 공정위는 과태료나 시정조치 제재를 진행 중"이라며 "영업정지에 대해선 전자상거래법상 개인정보 도용이 확인되지 않아 (정부 측에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공정위 개보위를 포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해 그간의 정부 조사 결과와 후속 대응책 등을 민주당에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제11조 2항을 영업정지를 내리지 못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문에 따르면 소비자 정보가 도용돼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피해 회복 등 필요 조치가 수반되지 않아야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이에 대해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 보용 사례가 없다는 게 확인됐다는 얘기는 아니고 발견이 되지 않아 거기까지 못 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앞서 SK텔레콤 유출 사례의 경우 정부의 행정지도를 받아 스스로 50일 신규영업을 정지한 사례가 있다"며 "많이 고민해볼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다른 후속 조치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쿠팡코리아는 유출 규모가 3300만 건이 넘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미국 본사는 여전히 3300건만 유출 공시를 했다"며 "여러 루트로 정부가 이를 바로잡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 측이 모의해킹에서 발견된 취약점이나 퇴사자 키(key) 이력을 관리할 방안 등을 담은 재발 방지책도 이달 내놓도록 조치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정부 조사과정에서 자료 보전명령 등을 어긴 정황 등은 경찰 수사를 받도록 바로잡겠다고도 강조했다.
미국 측에 유출 규모 등 정보를 다시 알리는 작업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최근 현안 질의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자료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미 하원에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출석 계획이 있는데 그를 통해서도 정확한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쿠팡이 최근 2년 동안 미국 정가 로비에만 최소 550만달러(약 80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같은 전달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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