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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으려는 곳이 없다" 날벼락…'청년안심주택'에 무슨 일이

입력 2026-02-19 16:53   수정 2026-02-19 23:54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청년안심주택이 사실상 멈춰 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과 낮은 임대료 책정 등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정부와 서울시 지원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사회초년생의 첫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청년안심주택 인허가 0건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허가를 받은 청년안심주택 사업장은 한 곳도 없다. 2021년 45건에서 2022년 22건, 2023년 10건, 2024년 4건으로 매년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는 0건에 그친 것이다. 청년 세대의 주거 안정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허가가 줄어든 것은 청년안심주택을 지으려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공사비 급등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대출에 따른 변동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3.3㎡당 공사비가 500만원대 후반이었는데 최근 8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섰다”며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공사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청년안심주택의 보증금 등 임대료는 일반 전·월세보다 낮다. 특별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75%, 일반공급은 85% 수준이다. 하지만 보증금 등 임대료 수준이 사업이 유지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상승폭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임대차에서는 거주 후 갱신할 때 5% 인상이 가능하다. 임대주택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에 따라 임대료의 5% 범위에서 주거비 물가지수, 인근 지역 임대료 변동률, 임대주택 가구 수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지역 상승률은 2년간 3.0%에 불과하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물가상승률(2.1%)보다 낮다.

임대료를 1년간 유지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청년안심주택은 ‘임대차계약 또는 약정한 임대료의 증액이 있고 난 뒤 1년 이내’에 임대료 인상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년 계약을 했다가 6개월만 살고 나가는 사람이 생겨 다른 세입자를 받아도 다시 1년간은 임대료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1년6개월 동안 임대료를 높일 수 없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중간에 세입자가 바뀌면서 몇 년간 동결되는 경우도 많아 사업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대책은 시행 안 돼
서울시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청년안심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청년안심주택 사업이 부진하면 청년 주거가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제시된 정책이 대부분 시행되지 않고 있다. 토지비 융자 지원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해 토지매입비의 20% 이내 최대 100억원까지 조달금리를 연 2~3%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브리지론(초기 토지비 대출) 시장금리가 연 7%대인 것을 고려하면 사업자의 부담이 대폭 경감되는 지원책이었다.

공사비 보전도 감감무소식이다.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3년간 2% 이차보전해주는 공사비를 최대 24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차보전은 대출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금리가 연 5%라면 실제로는 3%만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토지비 융자 지원과 함께 올해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공임대 매입비를 현실화하고, 보증보험 갱신을 쉽게 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특법을 개정하고 보증보험 갱신을 합리화해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앙정부의 역할”이라며 “법과 제도 개선을 유도해 사업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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